동물의 세계 64

[수요동물원] 무엇을 위해 싸웠나..파멸로 끝난 수컷들의 혈투

[수요동물원] 무엇을 위해 싸웠나..파멸로 끝난 수컷들의 혈투 정지섭 기자 가장 멋진 뿔 가진 아프리카 영양 쿠두 수컷 짝짓기철 투쟁 과정에서 뿔 얽혀 비명횡사 자손 퍼뜨리려면 목숨걸어야 하는 살벌한 번식철 ‘In Vain’. ‘헛되이’ ‘허사가 되어’라는 뜻의 숙어죠. 학창시절 수많은 단어와 숙어가 총망라된 보캐뷸러리와 씨름하면서 유독 강렬한 인상으로 받아들였던 말 중의 하나입니다. 허무주의가 깊숙히 배어있는 말뜻이 주는 인상이 그토록 강렬했나봅니다. 무엇을 얻기 위해서 세상의 만물들은 그토록 끊임없이 싸우고, 매달리고, 버티는 것일까요. 여기 ‘In Vain’의 극단적 니힐리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한 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짝짓기권한을 다투며 뿔로 힘자랑을 하던 수컷 쿠두가 서로 뿔이 엉키면서 끝내..

동물의 세계 2022.04.27

[수요동물원] 매력과 마력사이, '뱀의 눈'의 은밀한 비밀

[수요동물원] 매력과 마력사이, '뱀의 눈'의 은밀한 비밀 정지섭 기자 대만 고교생, 눈 모양에 따른 뱀 생태 분석 논문 화제 미 국립공원관리청 "고양이눈을 한 뱀이면 독사일 가능성 높아" '뱀의눈'은 효능은 작지만, 공포스러운 이미지의 대명사가 돼 월트디즈니의 걸작 ‘알라딘’의 중요한 클라이막스는 아그라바 왕국의 술탄이 최면에서 깨어나 대오각성하는 장면입니다. 사람좋고 유약한 둥글둥글한 술탄이 알고보니 궁중마법사 자파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던 꼭두각시였던 것이죠. 자파의 뱀지팡이에서 나오는 눈빛에 최면이 걸려 헤롱헤롱하는 모습을 간파한 알라딘이 재빨리 지팡이를 박살내고 마각을 드러내면서 이야기는 결말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갑니다. 뱀이라는 동물에 대한 인간의 보편적인 두려움, 그 중에서도 뱀의 눈에 대한 숭..

동물의 세계 2022.04.07

점점 늘어나는 한라산 꽃사슴… 어디서 왔나 했더니

점점 늘어나는 한라산 꽃사슴… 어디서 왔나 했더니 한라산국립공원 주변에 서식하는 꽃사슴./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 일대에 서식하는 사슴들은 대만과 일본, 중국에서 유입된 종으로 확인됐다. 25일 제주도세계유산본부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라산연구부 소속 오장근 박사가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 주변에서 서식하는 사슴류 21마리의 조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꽃사슴 9마리와 붉은사슴 12마리로 파악됐다. 꽃사슴 9마리중 5마리는 일본 큐슈 야쿠시마 지역에 서식하는 꽃사슴의 유전자 서열인 것으로 확인했고 나머지 4마리는 대만에서 유입된 대만꽃사슴 개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붉은사슴은 중국 쓰촨성 서부·티베트 남동부에 분포하는 붉은사슴과 가장 가까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오 박사는 추정했다. 오..

동물의 세계 2022.03.26

탐욕이 빚은 참사..지네 삼키다 비명횡사한 뱀

탐욕이 빚은 참사..지네 삼키다 비명횡사한 뱀 정지섭 기자 플로리다 주립공원서 포식 중 모습으로 발견 성급하게 삼키다가 탈 난 듯 먹는 것, 즉 식욕은 수면욕, 성욕 등과 함께 동물의 대표적인 생물학적 욕구다. 어느 동물이든 먹어서 필요한 것은 영양분으로 취하고 나머지는 배설물로 배출하는 신진대사 과정을 통해서 생장한다. 이 본능적 욕구를 속되다고 비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지나칠 때다. 어떤 욕망도 도를 넘어서 탐욕이 될 때는 뒷감당을 각오해야할 수 있다. 때로는 그 뒷감당이 자신의 목숨이 될 수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찍힌 이 사진은 탐욕이 불러온 끔찍한 종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위왕관뱀이 왕지네를 삼키다가 그대로 숨이 끊어진 채 발견된 모습. FWC Fish and Wildlife..

동물의 세계 2022.03.20

진돗개 공격한 레트리버 2마리…성인 3명이 말려도 속수무책

진돗개 공격한 레트리버 2마리…성인 3명이 말려도 속수무책 최혜승 기자 지난 1월 28일 경남 창원에서 골든 레트리버 2마리가 진돗개를 공격하는 모습/ 유튜브Jason-SeoTV 보호자와 산책 중이던 3살 진돗개가 골든 레트리버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아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15일 YTN에 따르면 50대 최모씨는 지난 1월 28일 오후 5시30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지인의 진돗개와 산책을 하다 골든 레트리버 2마리의 공격을 받았다. 유튜브에 공개된 사고 영상에는 레트리버 2마리가 길 건너편에서 최씨와 함께 있는 흰 진돗개를 향해 짖는 모습이 담겼다. 견주는 대형견 2마리에 이끌려가다 결국 목줄을 놓쳐버렸고, 이들은 곧바로 차로를 가로질러 진돗개에게 달려들었다. 레트리버 2마리는 진돗개의 목과 다리..

동물의 세계 2022.03.16

새 부리 속 뱀의 처절한 몸부림…끝내 못 빠져나왔다

새 부리 속 뱀의 처절한 몸부림…끝내 못 빠져나왔다 사진가, 텍사스 주립공원서 생생한 사냥장면 포착 ”평생 한 번 찍을까말까 한 장면” 정지섭 기자 벌린 새의 부리 사이에서 길다란 무언가가 쭉 튀어나올 기세다. 언뜻 혀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혀치고는 유달리 길고 퉁퉁하다. 유독 검붉은 무늬를 한 그 길다란 것의 끝에 선명하게 보인다. 눈과 코와 입이. 혓바닥인줄 알았던 길다란 그 무엇은 새의 입에서 빠져나오려 최후의 몸부림을 치는 뱀이었다. 사진가 엘리스 키친스가 지난 5일 텍사스 브레이조스 밴드 주립공원에서 포착한 장면. 미국해오라기에게 잡혀먹히기 직전 진흙뱀이 빠져나오기 위해 최후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Elise Kitchens. mysanantonio.com 그 작은 눈이 이글거리는 감정으..

동물의 세계 2022.03.14

[프리미엄][수요동물원] 뱀을 먹는 뱀, 그래서 왕뱀

[프리미엄][수요동물원] 뱀을 먹는 뱀, 그래서 왕뱀 방울뱀 등 맹독 가진 뱀 즐겨 잡아먹어 독에 완벽하게 면역돼있고, 옥죄는 근육력은 동급최강 정지섭 기자 독이 없이 근육의 옥죄는 힘으로만 사냥하는 왕뱀은, 죽이기 쉬운 냉혈동물을 먹잇감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왕뱀에게 먹히기 직전, 도마뱀이 뱀의 몸을 물며 처절하게 반격하고 있다. /Bryan Snyder/Off the Map Books 먹으려는 자와 먹히지 않으려는 자의 처절한 사투는 배우를 바꿔가면서 동물다큐멘터리에서 되풀이되는 각본없는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의 무대가 언제나 세렝게티 평원이나 아마존 정글일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과 차들이 드문드문 다니는 한적한 주택가일 수도 있지요. 얼마 전 미국 조지아주에서 행인이 조악한 화질의 동영..

동물의 세계 2022.03.06

호저에 덤볐다가…얼굴에 수백개 가시털 박힌 강아지

호저에 덤볐다가…얼굴에 수백개 가시털 박힌 강아지 최혜승 기자 포큐파인 또는 호저라고도 불리는 산미치광이(왼쪽). 최대 35센티미터까지 자라는 가시가 든든한 무기가 돼준다. 오른쪽 사진은 호저의 공격으로 얼굴과 몸에 가시가 박힌 강아지 '토르' /조선DB·페이스북 Adriano Bertoline 호저를 얕보고 덤볐다가 얼굴이 가시로 뒤덮인 강아지의 사연이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에 사는 아드리아노 베르톨린은 지난 20일 반려견 ‘토르’의 얼굴과 다리, 입안에 노란색 가시 수백개가 박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호저의 가시 공격을 받아 입은 상처였다. 당시 주인 베르톨린은 코로나로 실직한 상태여서 반려견을 동물 병원에 데려갈 형편이 안됐다. 가시가 박혀 고통스러워하는 반..

동물의 세계 2022.02.24

[이 시각] 두루미·재두루미·큰고니… 2년만에 운영 재개한 철원 철새도래지 관찰소

[이 시각] 두루미·재두루미·큰고니… 2년만에 운영 재개한 철원 철새도래지 관찰소 중앙일보 우상조 기자 어미 두루미와 새끼 두루미 한쌍이 함께 날고 있다. 우상조 기자 동장군의 기세가 거센 지난 14일 이 시기에 장관을 이룬다는 '겨울 진객' 두루미의 월동을 보기 위해 강원도 철원 철새도래지 관찰소를 찾았다. 철원은 두루미의 국내 최대 월동지 중 하나다. 동송읍 이길리 383번지에 위치한 철새도래지 관찰소는 월동하고 있는 두루미의 군무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장소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지난 2년간 운영하지 않았으나, 올해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재두루미 무리가 강변의 모래톱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철원 동송읍 이길리 383번지에 위치한 철새도래지 관찰소의 모습. 우상조 기자 다..

동물의 세계 2022.02.19

이은결, 20년 단짝 앵무새와 이별 “이제라도 자유롭게…미안해”

이은결, 20년 단짝 앵무새와 이별 “이제라도 자유롭게…미안해” 김소정 기자 마술사 이은결(40)과 20년간 마술쇼에서 호흡을 맞춰온 앵무새 ‘가지’가 세상을 떠났다. 이은결과 앵무새 '가지'/이은결 인스타그램 이은결은 18일 인스타그램에 가지 사진을 여러 장 올린 뒤 “2주 전 20년간 함께해 온 가지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저의 책임이 크다. 가지는 늘 제 무대에 날개를 달아줬는데 정작 저는 가지에게 무엇도 주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이어 “가지는 저를 아빠처럼 대해줬는데, 저는 가지를 자식처럼 보살펴주고 사랑해 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점이 가장 후회스럽고 한없이 미안할 뿐”이라고 했다. 앵무새 '가지'/이은결 인스타그램 이은결은 “원래 높은 곳까지, 먼 곳까지, 날아갈 수 ..

동물의 세계 2022.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