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李 소환은 검찰공화국의 정치보복”... 與 “떳떳하면 응하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과 쌍방울그룹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나와 쌍방울의 인연은 내복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국회사진기자단
“의원님 출석 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같은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보다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최측근 김현지 보좌관이 보낸 메시지에는 검찰의 소환 통보 이유로 ‘백현동 허위사(실공표),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김문기 모른다 한 거’ 등이 적혀 있었다. 김문기씨는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으로 작년 ‘대장동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 보좌관이 메시지를 보낸 시점은 오전 11시 10분, 이 대표가 본회의장에서 이 메시지를 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건 오후 3시 5분이었다.
정기국회 첫날인 이날 이 대표 소환 통보로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하자 여야는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민주당은 즉각 “제1야당에 대한 정치 보복, 야당을 와해하려는 정치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떳떳하다면 방탄 조끼 내려놓고 소환 조사에 응하라”고 했다.
이 대표가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사실은 민주당 측이 먼저 밝혔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3시 25분 “윤석열 검찰 공화국의 정치 보복을 강력 규탄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통상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 기관에서 소환 통보 사실을 먼저 발표하는데, 이례적으로 소환 통보를 받은 쪽에서 먼저 알린 것이다. 이 대표 측은 “그만큼 검찰 수사가 터무니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 관련 주요 사건
박 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이 이 대표가 무혐의라는 증거를 무시하고 있다며 “명백한 증거를 일부러 무시하고 짜맞춘 각본에 따른 수사, 묻지 마 소환”이라고 했다. 친명(親明)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명백한 정치 보복, 야당 탄압이다. 싸워서 이기자”라고 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부터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사건은 줄줄이 무혐의 처분했다”며 “선택적 수사가 일상화된 윤석열 검찰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바로 정치 보복을 시작할지는 몰랐다”고 했다.
이 대표가 소환 통보를 받은 사건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국정감사 등에서 허위 사실을 언급했다는 것 등이다. 최근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과는 별개다. 민주당은 김씨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배모 전 경기도 5급 공무원의 구속 영장이 지난달 31일 기각되자 “정치적 의도로 시작한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났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이 대표가 이날 새로 소환 통보를 받은 것이다.
이 대표는 소환 조사에 응할지 여부는 이날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 스스로 결단할 문제이지만 검찰이 뚜렷한 증거도 없이 일단 소환해 망신 주겠다는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이지 않느냐”고 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의 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김혜경씨 사건을 언급하며 “증거를 철저히 무시한 수사는 포토라인에 세워 모욕 주고 괴롭히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당의 상황 인식 때문에, 이 대표가 소환 조사를 거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민주당 반응은 적반하장”이라고 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서 “검찰 출석 요구가 터무니없고 전쟁이라는 말이냐, 터무니없으면 떳떳하게 출석해 소명하면 되는 일”이라며 “법과 상식을 지키는 것이 지도자의 몫”이라고 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정치 보복이라 하는데, 이 대표가 온갖 구설에도 국회의원과 대표라는 겹겹의 방탄 조끼를 입은 이유가 바로 이런 주장을 하기 위한 것이었느냐”고 했다. 대통령실은 검찰의 이 대표 소환 통보에 “노 코멘트”라며 입장을 내지 않았다.
박상기 기자 sangki@chosun.com김승재 기자 tuff@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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