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내내 조사하고… 文 “세월호 진실 밝혀야”
참사 8주기 맞아 페북에 메시지
이재명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아”
정치권에선 “그동안은 뭐 했나”
2014년 이후 9차례 조사·수사
이 중 4차례는 현 정부서 수행
유족에게 인사하는 김부겸 총리 - 김부겸 국무총리가 16일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김종기(왼쪽)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8주기인 16일 “세월호의 진실을 성역 없이 밝히는 일이 아이들을 온전히 떠나보내는 일”이라고 했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이후 8년 동안 9차례의 조사와 수사를 했다. 이 중 4건은 현 정부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당선 직전 “세월호 진실 규명을 위해 압도적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했었다.
문 대통령이 임기 한 달을 남겨놓고 또다시 ‘세월호의 진실’을 언급하자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뭘 했느냐”는 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 이 문제를 일단락 짓기보다 또 다른 정치적 쟁점으로 남겨놨다는 비판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밝혀져야 할 ‘진실’이 무엇인지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도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며 “언제나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전 지사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4월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현주 변호사에게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1.4.23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5년 선체조사위원회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검찰 세월호 특수단, 세월호 특검으로 진실에 한발 다가섰지만, 아직도 이유를 밝혀내지 못한 일들이 남아 있다”며 “진상 규명과 피해 지원, 제도 개선을 위해 출범한 사참위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해마다 4월이면 더 아프다. 여전히 아이들의 숨결을 느끼고 계실 가족 한 분, 한 분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며 “한결같은 걸음으로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2017년 4월 16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합동분향소 앞 광장에서 열린 3주기 기억식에 참석하고 있다. /조선DB
8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는 8차례의 조사·수사를 거쳤으며, 아직도 사참위 조사는 계속되고 있다. 사참위는 세월호 침몰의 원인과 승객 구조 실패 관련 사안을 조사 중이며 오는 6월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작년 8월 세월호 특검팀은 사참위가 제기한 각종 의혹을 수사했지만 전부 무혐의 처리했다. 당시 사참위는 세월호 내부 CCTV 데이터 조작 의혹 등을 제기했었다.
문제는 문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관련 접근법이다.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부터 세월호 관련 언급을 해왔고, 수시로 논란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인 2017년 3월 10일 전남 진도 세월호 분향소를 찾아 방명록에 “너희들의 혼이 천만 촛불이 되었다”며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글을 남겨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권을 잡은 5년 동안 세월호 관련 조사·수사를 진행했지만 큰 진전은 없었고, 또다시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듯한 메시지를 낸 것이다.
세월호 참사 9차례 수사·조사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세월호 메시지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은 내놓지 않았지만, 격앙된 반응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5년 동안 정권을 잡고도 제대로 조사를 못 하고 저런 메시지를 남기는 건 ‘유체이탈식 화법’ 아닌가”라고 했다. 친민주당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5년 동안 같은 말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매년 4월 16일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유사한 글과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페이스북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가장 진심 어린 추모는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세월호가 침몰한 지 8년이 된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노력하겠다. 잊지 않겠다”고 했다.
양승식 기자 yangsshi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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