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전 팔았다는데 주인은 文…'매곡동 사저 소유자' 미스터리
청와대가 이미 매각했다고 밝힌 경남 양산시 매곡동의 문재인 대통령 옛 사저를 여전히 문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이 궁금증을 낳고 있다.
15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매곡동 사저와 부속 토지의 부동산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매곡동 사저의 소유자는 문 대통령으로 돼 있다. 법적으로 문 대통령이 여전히 소유자란 뜻이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지난 2월 매곡동 사저를 팔아 하북면에 건설 중인 새 사저의 건설비용에 썼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등기상 소유자가 바뀌지 않은 것에 대해 “정상적으로 매도를 완료했다”면서도 “등기 이전 등도 법에 정해진 대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 외에 더 자세한 설명은 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17일 매곡동 사저를 매도했다. 2009년 9억원에 매입한 사저는 26억 1662만원에 팔렸다. 중개업자를 끼지 않은 누군가와의 직접 거래였다. 이를 통해 얻은 시세차익은 17억 4662만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사이트에 이러한 거래 사실을 신고했다. 계약 체결 30일 이내에 실거래가를 등록해야 한다는 부동산거래신고법(3조) 규정에 따른 조치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부동산 거래 사실을 신고하면서도 아직까지 소유권은 넘겨주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가 이뤄진지 두달 가까이 지났는데도 등기상 소유권 변경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2조)에는 “서로 대가적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 반대급부의 이행이 완료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일반적 부동산 매매의 경우 잔금 지급이 완료된 시점부터 60일 이내에 소유권을 이전해야 한다.
만약 문 대통령이 매곡동 사저를 매각했다고 알려진 2월 16일에 잔금까지 지급이 완료됐다면, 등기 이전 시한은 오는 17일이 된다. 이번 주말을 넘기면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잔금을 치른 즉시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하는 일반적”이라면서도 “매수ㆍ매도자의 합의를 통해 잔금 시점을 늦추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잔금이 1만원이라도 남았다면 소유권 이전 등기의 시한은 해당 잔금이 지급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60일을 계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문 대통령이 매각 잔금을 받은 시점과 계약일과의 시차 때문에 등기 이전 기한이 더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하북면 새 사저 부지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땅을 담보로 농협 청와대 지점에서 3억여원을 빌렸다. 담보 설정 시기는 지난해 4월이고, 저당권이 해제된 시점은 3월 17일이다. 아무리 늦어도 지난달 17일 이전에 매곡동 사저를 매각한 대금으로 은행빚을 갚았다는 의미다.
잔금 지급 시점을 3월로 늦춰잡더라도 문 대통령은 최소 한달동안 이례적으로 소유권 이전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관보에 문 대통령의 재산이 공개되자 “하북면 사저 건축에 필요한 자금 14억 96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3억 8800만원을 대출받고, 11억원은 (김정숙 여사가) 사인간 채무로 충당했다”며 “매곡동 집에 대한 매매 계약이 체결된 뒤 채무를 모두 갚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세보다 비싸게 팔렸다”는 평가를 받는 문 대통령의 매곡동 집을 누가 샀는지, 김정숙 여사에게 담보도 없이 11억원을 빌려준 ‘사인’이 누구인지 등에 대해선 함구했다.
소유권 이전 등기가 이뤄지면 등기부등본에 매수ㆍ매도자의 신상정보가 일부 노출된다. 이 때문에 야권에선 “시세보다 비싸게 매곡동 사저를 구입한 사람이 누군지 노출되면 문 대통령이 곤란해지는 사정이 있기 때문에 일부러 등기를 늦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왜 아직 등기 이전이 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며 “다만 매수자 등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등기를 늦춘다는 지적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임기 종료일인) 5월 9일 집무 후 청와대를 떠나 10일 (윤석열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다”며 “취임식 이후 양산(하북면)의 사저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9일밤 청와대를 나가면 호텔 등 서울 모처에서 지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문 대통령은 청와대나 사저가 아닌 호텔 등 외부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최초의 대통령이 된다.
역대 대통령 중 서울에 사저가 있는 김영삼ㆍ김대중ㆍ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날 사저로 퇴근해 다음날 취임식에 참석했다. 서울에 사저가 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해 경남 봉하마을에 사저가 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마지막 밤을 청와대에서 지냈다.
윤석열 당선인은 자신의 임기가 시작되는 5월 10일 0시부터 청와대를 전면 개방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세상에...미스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文 “세월호 아직도 이유 못밝혀”…친여 사이트도 “그동안 뭐했나” (0) | 2022.04.17 |
---|---|
박수홍, 본인도 모르는 사망보험 8개에 충격…친형 가족이 가입 (0) | 2022.04.17 |
“또 UFO 숨기나"…알래스카 하늘 정체불명의 기둥 (0) | 2022.04.11 |
[영상, 단독] "하루 18시간 노역…병들어 숨지면 바다에 버려" (0) | 2022.04.07 |
기름값이 비싸서?…남아공 남성, 쇼핑카트 타고 유조차에 매달려 질주 (0) | 2022.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