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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짜 배송' 싱가포르 '무료 자판기'…韓만 귀한 자가키트, 왜

레이찰스 2022. 2. 20. 09:51

美 '공짜 배송' 싱가포르 '무료 자판기'…韓만 귀한 자가키트, 왜

중앙일보
미국 뉴욕시는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공공 도서관 27곳과 박물관·동물원 14곳 앞에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시민들은 반색하며 키트 여러 개가 든 상자를 받아간다. 뉴욕시 관계자는 미 ABC뉴스에 "우리의 임무는 모든 뉴욕 시민들이 안전하게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진단 자원(키트)에 접근이 쉽게 하는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친근한 도서관·박물관 등을 무료 배포 장소로 골랐다"고 말했다. 뉴욕시는 키트 무료 배포 장소를 앞으로 몇 주간 계속 늘려 나간다고 한다.  

 

 

뉴욕시에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CBS뉴욕 트위터 캡처]

미국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도 우편 발송을 통해 미 가정에 무료로 키트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총 10억개를 배포할 계획이다.

한국에선 품절 사태를 빚고 있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일부 국가들에선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거나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앙일보에 "자가검사키트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보다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확진자 급증 상황에선 효율적인 검사 방식"이라며 "정부에서 국민에게 키트를 우편으로 무료 배포하면, 추운 날씨에 키트로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 검사소에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키트를 사러 나가지 않아도 돼 감염 예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정부, 비축 물량 시중에 풀어    

현재 싱가포르 곳곳에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키트 자판기'가 있다. 밀접접촉자 등 정부로부터 문자를 받은 이들은 자판기에 신분증을 스캔한 뒤 키트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싱가포르는 앞서 지난해 8~9월, 10~12월 두 차례 우편 등을 통해서도 전 국민 1인당 키트 2개씩(총 4개)을 무료로 나눠줬다. 채널뉴스아시아(CNA)는 싱가포르 정부가 가정에 배포한 키트는 총 2500만 개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교민 이영상씨는 17일 중앙일보에 "집앞 약국·마트 등에서 개수 제한 없이 개당 약 5싱가포르 달러(약 4400원)에 살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싱가포르는 전역에서 키트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평했다. 

싱가포르에 설치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자판기. 밀접접촉자 등은 이 자판기에서 무료로 키트를 가져갈 수 있다.[트위터 캡처]

이날 CNA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그간 유통 물량 이외에 키트를 비축해왔다. 전 세계적인 키트 공급 차질이나 싱가포르 내 수요 급증에 대비해서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날 이 비축 물량을 시중에 풀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해 일부에서 키트 품귀 조짐을 보이자 유통 업체들이 요청했다고 한다. 싱가포르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활발하게 수입하는 키트들 중엔 한국산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싱가포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키트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유통 업체들과 정부는 긴밀히 협력해 키트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계획을 미리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도쿄 '무료 배포', 인도 '수출 제한'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는 지난 15일 시민들에게 약 287만 개의 무료 키트를 배송 중이며 앞으로 990만 개 이상을 추가 배포한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는 지난 8일부터 밀접접촉자인 신청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키트를 보내준다. NHK는 신청 첫날 5시간 30분 만에 신청자가 4만 명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인도는 지난해 8월 코로나19 재확산 경고가 나오자 확진자 급증에 대비해 우선 자가검사키트의 수출을 제한하기도 했다.

한국 방역 당국은 지난 3일부터 60세 이상이나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이 아닐 경우 키트로 신속항원검사부터 하고, 여기서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에 키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구매 가능 수량을 1회당 5개로 제한했지만, 여전히 구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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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의 한 약국에 키트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김우주 교수는 "정부가 검사 방식을 지금처럼 바꾸기 전에 키트가 잘 공급되도록 준비를 했어야 했다"며 "선별 검사소에서 신속항원검사도 진행해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면서 시중에 물량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키트 수급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선별 검사소에선 PCR 검사만 시행해 키트를 시중에 풀어야 한다. 또 PCR 검사 우선 대상자에 60세 이하 기저 질환자도 포함시키는 등 지금보다 대상자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