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미크론 정점에도 등교해야 하는 이유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감염자 수는 2022년 봄 학기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이다. 청소년은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아서 감염될 확률도 높다. 그럼에도 등교는 계속되어야 한다. 왜 그런가? 첫째, 이미 많은 연구에서 등교 제한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입증했다. 학교에 가지 못하게 한다고 아이들이 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학교 갈 시간에 방문하는 학원, 친구 집, 편의점, 식당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등교 제한은 방역으로서 가치가 없다.
또한 30세 미만에게 오미크론의 위험은 독감보다 현저히 낮다. 이들의 중증화율 및 치명률은 사실상 0%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등교를 제한해야 한다는 것은 착각일 뿐이다. 의료 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등교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지금 중환자실에 있는 코로나 환자는 대부분 고령층이거나 백신을 맞지 않은 중년이다. 입원해야 하는 아이는 극소수다.
혹자는 아이들의 감염이 노령층 감염으로 이어질까 우려한다. 기우다. 작년 6~7월 코로나19 감염자와 선행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감염은 동일 연령대에서 이루어졌다. 20세 미만 청소년이 60대 이상 노인을 감염시킨 경우는 전체 감염의 0.6%에 불과했다.
등·하굣길에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청소년이 한 해 평균 100명이다. 지난 2년 코로나로 사망한 청소년은 단 1명이다. 교통사고 무서워서 등교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교통사고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 위험에 등교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두려움 때문이다.
방역의 실효가 없는 등교 제한은 취약 계층 아동의 학업 손실과 불평등 증가라는 혹독한 비용을 초래한다. 필자는 국내 유일한 전국 단위 시험인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를 분석하여, 등교 제한이 고등학생의 학업 성취에 미친 영향을 측정했다. 2020년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평균 등교 일수는 2019년의 법정 등교 일수 190일에 크게 못 미친 104일이었다. 학교별 격차도 커서 적게는 50일 미만, 많게는 150일 이상 등교한 학교도 있었다. 2019년 이전 추이와 지역사회 코로나 감염자 수를 보정하고, 2020년 등교 일수가 높은 학교와 낮은 학교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다행히 등교 제한이 고등학생의 평균 학업 성취도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불평등을 크게 키웠다. 등교 일수가 적은 학교에서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 비율이 늘고, 중위권 학생 비율이 줄었다. 왜 잘하는 학생은 더 잘하고 못하는 학생은 더 못하게 됐을까? 상위권 학생들에게 공교육은 사교육이나 EBS 등과 같은 대체 학습에 비해 효과적이지 못했을 것이다. 등교하지 않는 동안 본인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해 오히려 성적이 올랐을 수 있다. 반면 하위권 학생들에게 등교는 공부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제공한다. 그런데 더 이상 학교를 가지 않게 되니 학업에서 손을 놓아버렸다.
오미크론 시대에는 등교의 모습도 달라져야 한다. 학교는 우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가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새 학기에 유치원, 초중고 및 대학생들은 코로나 이전처럼 학교에 가면 된다. 초중고 학생 전수 신속항원검사는 불필요하다. 전수조사는 직장인도 하지 않는 일이다. 접촉 추적 조사를 하지 않는 방역 기조와도 상충된다. 현장의 혼란만을 가중시킬 뿐이다. 감염되었는지 굳이 확인할 필요가 없다. 코로나 19 증상이 있으면, 아이들 스스로 집에서 쉴 수 있도록 하면 된다. 또한 청소년 방역패스는 폐지해야 한다. 청소년은 위험군이 아니기 때문이다. 방역은 고령층 간의 전파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김현철 홍콩과기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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