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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서 30명 구한 외국인 의인 3명의 정체는 ‘주한 미군’

레이찰스 2022. 11. 4. 06:22

이태원서 30명 구한 외국인 의인 3명의 정체는 ‘주한 미군’

김현정

청주 거주 20대 생존자 “밭에서 무 뽑듯 자신 구해준 은인 찾는다” 제보
지난달 30일 AFP통신과 인터뷰 가진 미군 증언과 상황 일치

로이드 브라운 주한미군 용산기지 사령관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30명가량을 구조하고 구급대가 출동하자 조용히 사라진 3명의 외국인들은 주한 미군인 것으로 밝혀졌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북 청주시에 사는 20대 A씨가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자신을 구해준 은인을 찾았다고 알려왔다. 은인들은 자밀 테일러(40), 제롬 오거스타(34), 데인 비타드(32) 등 3명의 미군으로, 경기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근무하고 있다.

 

A씨는 이들에게서 직접 연락을 받지는 못했으나 이들이 지난달 30일 AFP 통신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뒤늦게 보고 은인임을 확신하게 됐다. A씨의 상황을 잘 아는 지인이 먼저 AFP 보도 내용을 보고 나서 A씨에게 알려줬다고 한다. A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3명의 미군이 인터뷰에서 밝힌 이태원 참사 상황과 구조 활동 등이 내가 경험한 일들과 똑같이 일치한다. 내가 찾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앞서 A씨의 이태원 참사 탈출기는 미담 사례로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친구들 5명과 함께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은 A씨는 인파로 가득했던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서 넘어져 15분가량 깔려 있었다. 그는 건장한 체격의 흑인 남성이 키 182㎝, 몸무게 96㎏인 자신을 밭에서 무 뽑듯이 꺼내 구해 줬다고 증언했다.

테일러 등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 비번이라 이태원을 찾았다가 자신들 역시 참사 위기를 맞았다가 간신히 골목 옆 난간으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깔린 사람들을 보고 본격적으로 구조에 나섰다. 제보자 A씨도 구조된 다음 이들이 자신을 골목 옆 일본 술집으로 데려다 놓았다고 증언했는데, 이들은 그 후 계속해서 압사 위기의 사람들을 구했다고 전해졌다. 이들은 119 구급대가 도착해 본격적인 구조활동이 이뤄지기 전까지 깔린 사람들을 꺼내 근처 술집과 클럽 등으로 대피시켰는데 이들이 구조한 사람의 수는 3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타드는 "우리는 밤새도록 사람들을 끌어냈다"고 말했으며, 테일러는 "재난이 너무 빨리 닥쳐 손을 쓸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의인' 3인방은 "자신들은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는 말을 전했다.

앞서 A씨는 이들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다 뒤졌으나 허사였다. A씨는 "우리가 갇혔던 곳은 골목의 중간 위치라 구급대가 제일 늦게 접근한 곳이어서 구조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미군들이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에 나선 덕에 인명 피해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포기할 수 있는 상황에서 도움을 준 그들을 꼭 만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