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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도 취임사도 없었다…이재용 회장, 이건희와 달랐던 점

레이찰스 2022. 10. 28. 06:22

 

취임식도 취임사도 없었다…이재용 회장, 이건희와 달랐던 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월 10일(현지시간)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별도의 행사 없이 회장에 취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이 회장은 별도의 행사나 취임사 없이 곧바로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리더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직함이 바뀌었는데도 관련한 행사나 메시지가 없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앞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87 12월 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2의 창업’을 선언했었다.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대부분 별도의 행사 없이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취임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신 이후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 왔다”며 “사전적인 의미에서는 이미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데 별도의 취임 관련 메시지나 행사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회장은 2014년 고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미래 성장사업 선정 및 육성 ▲조직문화 혁신 ▲노사관계 선진화 ▲청년 일자리 창출 ▲CSR 및 상생 프로그램 강화 등을 주도하며 삼성을 이끌어 왔다. 2018년에는 ‘180조 투자∙4만명 채용’을 발표했고 2019년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올해는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를 내놓으며 10~20년 후 삼성 미래 먹거리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를 두루 다니며 임직원과 소통하고 회사별 미래 사업을 점검하는 등 오랜 기간 삼성의 총수로서 활동해왔다”며 “전에 없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아닌데 ‘취임 메시지’ 등을 내는 것은 현재 삼성의 상황에서는 부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2018년 5월 삼성그룹의 동일인(실질적 총수)으로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을 지정했다. 또 각종 정부 행사에서도 이 회장은 부회장 직함이긴 했지만 삼성을 대표해 참석하고 메시지를 내왔다. 이 밖에도 대내외적으로 인플레이션 등 경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과 형식에 매달리는 것을 싫어하는 이 회장 개인의 성품도 조용한 취임의 배경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2020 10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사내 방송을 통해 영상 메시지를 냈고, 구광모 LG 회장은 2018년 6월 임시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이사회에서 회장 직함을 받은 뒤 이사회 인사말로 취임사를 갈음했다. 롯데그룹은 2011년 2월 정기 임원인사 발표 때 신동빈 회장의 회장 취임을 알렸고, 최태원 SK 회장은 SK 수펙스추구협의회가 회장에 추대한 이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강한 기자 kimstro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