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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아내가 배씨 도움 받았는지 몰랐다”…檢 “믿기 어려워”

레이찰스 2022. 9. 30. 06:04

이재명 “아내가 배씨 도움 받았는지 몰랐다”…檢 “믿기 어려워”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경기도지사 시절 아내 김혜경씨의 ‘불법 의전’ 논란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하면서도, 김씨 수행비서로 공무원을 채용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이 대표 발언이 ‘허위 사실 적시’로 보인다고 밝힌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본지가 입수한 이 사건 관련 수원지검의 이 대표 불기소 결정서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가 작년 12월 소셜미디어에 “공무원을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채용한 사실이 없다”고 쓰고, 한 토론회에서 “제 아내의 의전용으로 누구를 뽑았다는 것은 황당무계한 일이다”고 말한 것에 대해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 '불법 의전' 논란 핵심 인물인 배모씨가 지난달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법에 들어가고 있다./뉴스1

이 대표는 ‘불법 의전’ 논란의 핵심인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공무원 출신 배모씨에 대해 “별정직이 아닌 공채로 선발된 공무원으로 아내의 사적 업무를 몇 차례 도왔다고 해서 ‘개인수행비서로 뽑았다’고 할 수 없다”며 “비서실 업무와 공관 관리, 도지사 출장·만찬 수행 등 공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아내 수행비서로 채용했다는 말은 허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관에서 혼자 거주해 사택에서 아내가 배씨의 사적 도움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고도 했다.

하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제보자 진술과 각종 녹취록, 카드 사용 내역 등을 볼 때 배씨가 처음 임용 당시부터 김혜경씨 비서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었던 시절부터 있었던 일로 의심되고 공무원 임용권자인 이 대표의 관여 없이 벌어지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가정과 측근 기관인 비서실 내부의 일이었다는 점에서 배씨의 실제 업무를 제대로 몰랐다는 이 대표 주장을 쉽게 믿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검찰은 “김혜경씨가 배씨에게 개인 사무를 지시하는데 이 대표가 관여했다거나 이를 인지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고, 배씨의 탈법적인 공무원 임용에 실질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을 뚜렷이 입증할 증거가 없는 현 단계에서는 이 대표가 허위성을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곤란하다”며 불기소를 결정했다.

검찰은 지난 8일 김혜경씨가 민주당 대선 경선 때 당 관련 인사들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식비 7만8000원을 냈다는 선거법 위반 혐의(기부행위)와 관련해 배씨만 기소했다. 공범인 배씨가 기소되면서 공소시효가 정지된 김씨에 대해선 검찰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검찰은 또 김씨와 배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계속 살펴보는 중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이 이재명 대표가 작년 10월 국회 국감에서 대장동 개발 ‘초과 이익 환수 조항’ 누락 경위에 대해 “삭제한 게 아니라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 발언 등을 허위 사실 공표 혐의(선거법 위반)로 기소하지 않은 것은 증거 불충분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불기소결정서에서 “현재 관련 배임 등 사건이 수사 중으로 그 경과에 따라 추가로 사실관계가 규명될 여지가 있으나, 본건 공소 시효가 임박한 현 단계에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입증에 이르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상범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허위사실공표 혐의들은 지난 정권에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가 공소 시효(6개월)가 짧아 검찰이 입증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다만, 수사팀이 불기소 결정서에서 이 대표의 주요 혐의에 충분한 가능성을 인정한만큼 향후 본류 수사에서 범죄의 실체가 제대로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원형 기자 swhy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