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XX" "바이든" 尹 발언 유포자… 민주당 이동주 의원 비서관이었다
오마이뉴스 기자 출신 최지용씨… 22일 오전 9시, 음향기기 사이트에 '대형 사고' 글 올려최씨 "8시 50분쯤 받아"→ 박홍근, 9시 33분 내용 공개… 9시 39분 엠바고보다 6분 빨라이동주 의원은 친민주 '한상총련' 부회장 출신…전 회장은 김어준 처남 인태연 전 비서관MBC노조 "일개 의원 비서관이 어떻게 비공개 영상 갖고 있었나" 정언유착 의혹 제기
조광형 기자
▲ 지난 22일 오전 AV음향기기 동호인사이트인 'DVDprime'에 '그겨울의끝'이라는 필명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대형 사고를 쳤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최지용 비서관. ⓒ뉴데일리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을 언급하기 33분 전에 "윤석열 대통령이 미 의회와 바이든을 모욕하는 발언이 우리 취재단 영상에 잡혔다"는 글을 온라인상에 올린 네티즌이 민주당 이동주 의원의 선임비서관 최지용 씨로 밝혀졌다.
MBC 노동조합(위원장 오정환)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현장 촬영을 담당한 MBC 박종일 기자(카메라기자)가 58분 분량의 촬영본을 12개 방송사에 송출한 시간은 한국 시각으로 22일 오전 6시 28분부터 오전 7시 37분 사이였다.
대통령의 발언이 들어간 해당 영상의 '엠바고'는 오전 9시 39분이었는데, 박 원내대표가 그보다 6분 앞선 오전 9시 33분에 이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해당 영상의 입수 경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최씨가 이날 9시 정각에 "윤석열 대형 사고 쳤네요"라는 글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사실을 자인하면서 이번 사태가 '정언유착'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지용 비서관, MBC 보도보다 먼저 '尹 발언' 폭로
최씨는 지난 26일 오후 AV음향기기 동호인 사이트인 'DVDprime(dprime.kr)'에 '그겨울의끝'이라는 필명으로 '조선일보에 등장한 DP아저씨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최씨는 "아이디와 닉네임으로 검색 조금 해보시면 제 신분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뭐 대단한 특종인양 쓸 것 같아 먼저 이야기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10년 조금 넘게 기자생활을 했다. 정치부에 오래 있었고 청와대 출입기자도 했다"고 밝힌 최씨는 "지금은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처음 대통령 발언 지라시를 받은 건 (22일 오전) 8시 50분쯤이었고, 그 뒤로 다섯 개 정도 더 받았지만 그중 MBC 기자는 없었다"며 MBC 카메라기자나 취재기자로부터 해당 영상(혹은 워딩)을 전달 받은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제가 그 시간에 알 정도면 국회 언저리에 있는 사람은 다 안다고 봐야 한다"며 "(MBC 기자가 아닌) 몇몇 친한 기자에게 전달하는 정도였다"고 되짚은 최씨는 "MBC가 보도한다는 소식을 듣고 댓글을 달았고, 그 뒤로 KBS도 보도하고 YTN도 보도한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굳이 댓글을 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씨는 MBC가 해당 영상을 보도한다는 이야기를 누구에게서 들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뉴욕 취재기자단이 공유한 워딩, 온라인에 유포
MBC노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22일 오전 9시 'DVDprime' 게시판에 "조금 전에 현지에서 행사 끝나고 나오는 길에 미 의회와 바이든을 모욕하는 발언이 우리 취재단 영상에 잡혔다고 합니다. 상상도 못할 워딩이네요. 대통령실에서 보도 막으려고 하는데 못 막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곧 보도 나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다수가 접속하는 공개적인 게시판에 이 같은 사실을 처음 공개한 최씨는 네티즌들이 댓글로 각종 문의를 해오자 "네, 음성으로 잡혔습니다" "대통령실에서 비보도 읍소하고 있다고 하는데, 일단 MBC는 내보낸다고 합니다"라고 답글을 달아 MBC 대통령실 출입기자의 입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음을 밝혔다.
"네 저희 방송사 풀 취재단 영상에 잡혔다고 합니다" "'이 XX들'은 나옵니다"라고 설명하면서 일반인으로서는 알 수 없는 정보들을 쏟아낸 최씨는 9시 28분 "용와대 출입기자들이 대통령실의 비보도 요청을 받아줬다는 얘기가 있어 열 받아 그냥 워딩을 공개한다"며 "받/ 바이든 주최 글로벌 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했던 윤 대통령이 박진 장관과 걸어나오면서 '국회에서 이새끼들이 승인 안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게 카메라에 잡혔습니다"라는 워딩을 공개했다.
"오마이뉴스 기자 출신, MBC와 특수관계 가능성"
MBC노조는 "최씨는 지난 1월 14일 같은 사이트에 같은 닉네임으로 '4:1로 MBC가 이긴 겁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올려 김건희 여사 측과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사이의 가처분 판결문의 주문을 캡쳐한 사진을 올렸다"며 "보통 판결 내용은 보도자료로 기자들이 받을 수 있지만 의회 비서관이 판결문 자체를 (MBC 측으로부터) 받을 정도면 매우 신뢰하는 사이라고 봐야 한다"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판결 비용의 5분의 4를 김건희 여사 측이 부담하였으니 MBC가 이긴 것"이라는 최씨의 글을 소개한 MBC노조는 오마이뉴스 기자 출신 최씨와 MBC가 특수관계일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MBC노조는 "민주당의 일개 의원 비서관이 어떻게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의 비공개 영상과 워딩을 갖고 있었는지, 그리고 엠바고 사항과 MBC의 보도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방송법 4조의 '방송편성에 누구든지 간섭할 수 없다'는 조항을 위반했는지 수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DVD프라임, 박성제 MBC 사장도 즐겨 찾아"
최씨가 보좌하는 이동주 의원은 친민주당 성향 자영업자 단체로 알려진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에서 부회장으로 일하다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방송인 김어준의 처남으로 유명한 인태연 전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이 한상총련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MBC노조에 따르면 'DVDprime'은 AV 전문 사이트로, 박성제 MBC 사장이 '쿠르베 오디오'를 운영하기 전부터 주요 동호 회원으로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동호회에서 만난 전문가와 함께 쿠르베 오디오를 창업한 박 사장은 쿠르베 오디오의 스피커 청음 행사를 DVDprime 게시판에 홍보하는 등, 2013~2105년 스피커 관련 글을 약 100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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