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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절대 밖에 나가지 마라”... 힌남노 겪은 日네티즌 경고

레이찰스 2022. 9. 6. 06:39

“한국인 절대 밖에 나가지 마라”... 힌남노 겪은 日네티즌 경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부러진 나무가 도로에 누워있는 모습. /닛테레 뉴스 유튜브
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6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한반도 내륙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서 힌남노의 위력을 먼저 겪은 한 일본인의 경고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인 A씨는 지난 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자신이 겪은 태풍 피해와 직접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현지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그리고는 “한국 여러분께”라는 글로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매우 강한 태풍이 한국을 향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풍속 60㎧가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며 “일본에 최대 풍속 57.5㎧의 태풍이 왔을 때는 큰 철판이 마치 종이처럼 날아갔다. 트럭도 뒤집어졌다. 절대로 밖에 나가지 마시라”고 했다.

일본인 A씨가 공개한 '힌남노' 피해 현장. /트위터
이어 “나무가 대량으로 쓰러져 도로가 통과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무를 자르는 도구와 운반하는 차를 일찍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산속에 살고 있는 사람은 가능하면 사전에 피난해달라. 도로에 많은 나무가 쓰러지면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강풍에 의해 다양한 피해가 발생한다.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시라”며 “어려움을 겪을 때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시라. 당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라”고 덧붙였다. 번역기의 도움을 빌린 듯 다소 어색한 문장이 포함돼 있었지만, 그는 이 장문을 모두 한글로 기록했다. 5일 현재 1만4000회 이상 공유됐고 4500여명이 공감을 표시했다.

/트위터

/트위터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힌남노로 아수라장이 된 현지 모습이 담겨있다. 대형 캠핑카가 거센 바람에 날려 뒤집혀진 장면, 두꺼운 울타리가 쓰러진 장면,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도로를 덮고 있는 장면 등이다. 파손된 건물 파편이 나무에 박혀 있는 사진도 있었다.

앞서 힌남노는 오키나와 본섬을 지나며 여러 피해를 낳았다. 강풍에 노인 등 4명이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곳곳에 부러진 나무가 도로로 떨어져 교통이 통제됐다.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50㎜의 비가 내리면서 호우 경보가 발령됐고 30만명 이상의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피난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다.

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5일 오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 거친 파도가 치고 있다. /뉴스1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5일 오후 7시 서귀포시 남쪽 140㎞ 해상을 지나 시속 35㎞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같은 시간 기준 중심위치와 거리는 제주 200㎞, 경남 통영 410㎞, 부산 480㎞, 경북 포항 570㎞, 울릉도 780㎞다.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40hPa(헥토파스칼)과 47㎧(시속 169㎞)로 강도는 ‘매우 강’이다.

힌남노가 제주를 가장 가까이 지나는 때는 5일 늦은 밤과 6일 이른 새벽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남해안 최근접 시점은 6일 늦은 새벽과 아침 사이로 예상된다. 예보대로라면 힌남노는 6일 0시 서귀포시 동쪽 60㎞ 해상을 지나고, 오전 6시 부산 서남서쪽 50㎞ 지점에 상륙하게 된다. 이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50hPa 43㎧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지연 기자 jymo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