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미래의 데카콘 잡아라” MS는 왜 K-스타트업 지원할까
중앙일보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29일 국내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런처'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중학동 사옥에서 열린 'MS 런처'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아흐메드 마즈하리 MS 아시아 사장.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이제는 제조업 중심의 메이드 인 아시아(made in Asia)가 아닌 본 인 아시아(born in Asia, 태생이 아시아)의 시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 시장의 혁신을 주목하고 있다. MS 기술로 많은 기업들이 데카콘(기업 가치 1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아흐메드 마즈하리 MS 아시아 사장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한국MS 사옥에서 열린 ‘MS 런처’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그는 아시아가 이제는 제조 기지가 아닌 ‘스타트업 기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즈하리 사장은 “아시아 스타트업의 흥미로운 부분은 ‘수퍼 앱’(하나의 앱으로 여러 서비스를 지원하는 앱)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사이트가 비즈니스에 활용되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무슨일이야
한국MS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MS 런처를 공개했다. 앞서 MS는 올해 초 글로벌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마이크로소프트 스타트업 파운더스 허브(Microsoft for Startups Founders Hub)’를 시작했는데, 여기에 한국 상황에 맞는 혜택을 추가했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MS의 업무용 소프트웨어(SW)ㆍ개발자 도구 등의 라이선스를 스타트업에 무료로 제공하는 게 골자다. 정우근 한국MS 디지털 네이티브 팀장은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스타트업 한 곳당 최대 5억원 수준의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MS는 올해 1000곳 이상의 스타트업을 선발할 계획이다. 기술 분야에는 제한이 없다. 다만 비영리단체나 정부·교육기관, '암호화폐 채굴' 사업자 등은 프로그램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게 왜 중요해
● 국내 유니콘 4년 새 6개→15개: 글로벌 지원 프로그램 외에 한국용 프로그램을 따로 내놓은 이유는 뭘까. MS는 국내 스타트업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벤처투자는 침체됐지만, 한국의 스타트업들엔 여전히 성장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 이지은 한국MS 대표는 “MS는 한국의 잠재력을 크게 보고,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며 “잘 큰 한국 스타트업들과는 함께 손잡고 글로벌 진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2018년 6개였던 국내 유니콘 기업이 올해는 15개로 늘었다. 마즈하리 사장은 “한국이 아시아의 새로운 스타트업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CB인사이츠도 글로벌 혁신 국가 10개 중 하나로 한국을 꼽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 클라우드와 스타트업 : MS는 글로벌 2위 CSP(클라우드 제공 업체)다. MS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은 아니란 의미다. MS런처의 핵심은 MS 클라우드인 애저(Azure) 이용권을 제공하는 것. 정우근 팀장은 “스타트업의 성장이 곧 CSP인 MS의 성장과 직결된다. 우린 일종의 운명공동체”라고 말했다. MS의 클라우드를 쓰는 스타트업이 성장할수록, 더 많은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이 필요하고 자연스레 MS의 매출도 올라가는 구조라서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한번 특정 CSP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나중에 기업 규모가 커져도 좀체 바꾸지 않는다”며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MS가 미리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과 뭐가 달라
이런 맥락에서 MS 뿐 아니라 구글, AWS 등의 CSP들도 스타트업을 지원해왔다. 특히 구글은 2015년부터 한국에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자 공간으로 ‘스타트업 캠퍼스’를 운영했다. 클라우드 아카데미, 세일즈 아카데미 등 교육 프로그램이 많다.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이곳을 거친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 금액은 누적 4330억원, 이들이 만들어낸 일자리는 3059개에 달한다.
MS런처는 최근 스타트업들의 고민이 구인난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개발자 역량 평가 및 채용 추천 플랫폼 ‘슈퍼코더’와 협력해 스타트업이 개발자를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 정 팀장은 “연봉 5000만 원 개발자 한 명 채용시, MS런처를 통하면 약 1000만 원 정도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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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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