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뱀도 죽인다…인도 마을 생계 위협하는 ‘노랑미친개미’
노랑미친개미떼로 피해를 입은 마을 주민들은 이 개미들이 가축의 눈을 공격한다고 주장했다./BBC
인도 일부 지역에 노랑미친개미떼가 출몰해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 개미들은 동남아시아 토종으로 알려졌으나 서아프리카를 거쳐 점점 다른 곳으로 서식지를 넓히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BBC는 인도 타밀나두주의 마을 7곳에 나타난 노랑미친개미떼가 가축을 공격하고 농작물 수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개미떼에 피해를 입은 한 마을의 농부 셀밤(55)은 “숲 근처에만 가면 개미들이 몸에 붙는다”며 “떼를 지어 다니는 탓에 마실 물을 나를 수도 없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BC
이 개미떼는 지난 몇 년간 해당 지역에서 관찰돼 왔지만 이렇게 많은 수로 나타나 피해를 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가축들이 받는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나감말은 자신이 기르는 염소들이 개미떼에 공격을 받았다며 “우리 집에 개미들이 들끓어서 나는 떠나야 했다. 우리는 개미들을 통제할 수 없고 개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른 주민들은 개미떼가 토끼와 뱀을 죽이기까지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 수의사인 싱가무투 박사는 “이 개미들이 왜 퍼졌는지 모르겠고 그들을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며 마을 주민들에게 방목을 위해 숲으로 가축을 보내지 말라고 말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노랑미친개미를 세계 최악의 침입종 중 하나로 규정했다. 전문가들은 노랑미친개미들이 빠르게 번식해 토착 야생동물에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해당 개미를 연구한 곤충학자 프로노이 바이디야 박사는 “이 개미들은 먹이를 가리지 않는다. 그들은 무엇이든 먹고, 모든 것을 먹는다. 다른 종의 개미는 물론 벌, 말벌도 잡아먹는다”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이 개미가 가축의 눈을 공격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바이디야 박사는 “노랑미친개미가 내뿜는 포름산이 동물의 눈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도 “개미들이 특히 눈을 겨냥하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의 경우 포름산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지만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붉은 게를 공격한 노랑미친개미떼./BBC Earth 유튜브
개미떼가 출몰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곤충학자 프리야다르샨 다르마라얀 박사는 기온이 계속 상승하는 것이 문제를 악화시킨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온이 높아지면 개미들의 신진대사율이 높아져 개미들이 먹이를 더 많이 먹게 된다. 이것이 이유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데이터 없이는 이를 확인할 수 없다. 해당 지역의 기후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랑미친개미의 확산이 이 지역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바이디야 박사에 따르면 호주 전역에서 관찰되는 이 개미들은 처음 호주의 크리스마스섬에 나타났을 때 토착 개미들의 먹이를 가로채고 그들을 공격해 토착종들을 내쫓았다. 또 붉은 게 수백만 마리의 눈을 멀게 하고 죽이기도 했다.
정채빈 기자 chaeb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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