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코너] ‘금추’ 된 상추에 화들짝 “차라리 내가 키워 먹지”
서울 서초구에 사는 서모(41)씨는 지난달 다이소에서 5000원짜리 ‘상추 키트’를 구매했다. 화분과 물 받침대, 흙, 씨앗, 상추 키우는 법이 포함된 제품이다. 그는 종종 다니는 마트에서 상추 값이 치솟는 걸 체감한 걸 계기로 직접 상추를 길러보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 5월 마트에서 200g 아삭이 상추를 1490원 주고 샀는데, 이 상추가 요즘에는 5000원이 넘는 걸 봤다는 것이다. 그는 “직접 키워 먹으면 식비가 조금이라도 줄지 않을까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밥상 물가 부담에 집에서 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폭염과 이른 장마 등으로 최근 채소 값이 크게 오른 탓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적상추 평균 도매 가격은 4㎏당 5만2739원으로 지난 6월(2만4038원)과 비교해 배 이상이 됐다. 같은 기간 시금치는 6936원에서 1만248원으로, 오이(가시 계통)는 2만2288원에서 4만3129원으로 올랐다.
소셜미디어(SNS)에선 ‘내가 키워 내가 먹는다’는 ‘내키내먹’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채소가 너무 비싸 사 먹을 엄두가 나지 않자, 이 참에 취미 생활도 할 겸 키워 먹어 보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한 플랫폼에선 ‘베란다 텃밭’과 ‘자급자족’을 검색하면 각각 관련 게시물이 각각 6만개와 7만7000개 이상 나온다. 아파트 베란다나 옥상, 주말 농장 등에서 초보자도 키우기 쉬운 상추, 방울토마토, 바질 등을 직접 키워 먹은 경험을 공유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초 대파 가격이 폭등하며 집 안에서 직접 대파를 기르는 ‘파테크’(파+재테크)가 유행한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상추테크’(상추+재테크)라는 말도 자주 언급된다.
종로구 숭인동에 사는 강모(26)씨도 지난 4월부터 베란다에서 파와 바질을 키우고 있다. 흙과 화분을 구매해 파 줄기를 잘라 심었고, 바질은 인터넷으로 묘목을 구입했다고 한다. 그는 “직접 키우니 믿을 수 있고 가격도 훨씬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유재인 기자 2015verita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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