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 올리려…움직이는 비행기 앞 춤춘 베트남 여성의 최후

틱톡에 올리려…움직이는 비행기 앞 춤춘 베트남 여성의 최후

이가영 기자

 

지난달 한 베트남 여성이 푸꾸옥 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동하는 활주로에 무단으로 침입해 춤추는 동영상을 촬영했다. /tuoitreTV
소셜미디어에 동영상을 올리기 위해 공항 활주로에 무단으로 진입해 춤을 춘 베트남 여성이 앞으로 비행기 탑승을 하지 못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19일(현지시각)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항공국(CAAV)은 최근 각 항공사에 안전 및 보안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규정을 위반한 승객의 목록을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다. CAAV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이들의 여객기 이용 제한을 고려하고 있다.

딘 비엣 탕 CAAV 국장은 이 같은 지침을 관계 기관에 보내면서 “고의적으로 비행 규정을 위반하는 탑승객은 엄정하게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탑승객들이 규정을 무시하고 일탈을 하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달 한 베트남 여성이 푸꾸옥 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동하는 활주로에 무단으로 침입해 춤추는 동영상을 촬영했다. /tuoitreTV
지난달 베트남 푸꾸옥 국제공항에서는 검은색 옷을 입은 한 여성이 비행기가 이동하는 활주로에 무단으로 침입해 춤을 추는 동영상을 촬영해 논란이 됐다. 그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영상을 올리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영상을 보면 이 여성의 뒤로 파란색의 ‘베트남 에어라인’ 비행기가 이동하고 있다. 여성은 왼쪽 손을 ‘V’ 모양을 한 채 움직이는 비행기를 향해 춤을 추며 다가간다. 여성은 빨간색 경계선까지 가서야 급하게 달려나왔다. 매체는 이동 중인 여객기 가까이 서 있으면 엔진에 빨려 들어가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서는 또 여객기 탑승객이 휴대전화를 창문에 붙이고 사진을 촬영하다가 승무원들에게 제지당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자 한 승객은 차양을 쳐 눈속임하고는 스마트폰으로 바깥을 촬영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기도 했다. 베트남 젊은층 사이에서는 최근 비행기 창으로 바깥 경치를 비춘 동영상을 틱톡에 올리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CAAV는 승객이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비행기 창문에 장시간 휴대전화를 올려놓으면 화재 및 폭발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베트남 여객기 탑승객이 휴대전화를 창문에 붙이고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tuoitreTV
앞으로 각 공항은 이런 몰지각한 이용객들이 안전을 해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활주로 및 제한 구역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승무원들도 규정을 무시하는 탑승객을 발견하는 즉시 항공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CAAV의 이러한 방침에 베트남 독자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이들은 “이륙하려는 비행기 근처에서 촬영하는 건 다른 많은 승객을 위험에 빠뜨리는 매우 심각한 행동”이라며 “여객기 이용을 영구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베트남 현행법에서는 비행 규정 위반자에게 벌금이 부과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일정 기간 여객기 탑승이 금지된다.

이가영 기자 2ka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