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에 방사한 2살 여우…홀로 동해→태백산맥→부산 여행
지난해 경북 영주시 소백산에 방사된 두 살 여우가 홀로 부산까지 이동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소백산에 방사된 두 살 수컷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붉은여우 한 마리가 소백산에서 200㎞ 떨어진 부산까지 이동했다고 국립공원공단이 밝혔다. 이 붉은여우 'SKM-2121'은 지난 5월 20일부터 한 달 넘게 방사지인 소백산국립공원을 떠나 부산의 한 야산에서 살고 있다. 사진은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된 붉은여우 SKM-2121./연합뉴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12월 소백산에 방사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붉은 여우’ 수컷 한 마리( ‘SKM-2121′)가 200여㎞ 떨어진 부산으로 서식지를 옮겼다고 밝혔다. SKM는 시설에서 출생(S)한 한국(K)의 수컷(M) 여우라는 뜻이고, 2121은 2021년에 태어난 21번째 개체라는 의미다.
‘SKM-2121′은 지난해 3월 경북 영주의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에서 태어나 자연적응 훈련을 거친 후, 그해 12월3일 영주시 단산면 일원에 방사됐다.
홀로 남겨진 ‘SKM-2121′은 소백산에서 약 80일 가량 머물다 2월부터 강원 동해시로 이동한 뒤, 태백산맥을 따라 남하해 지난해 5월20일 부산의 한 야산에서 살고 있다.
여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립공원공단이 여우 몸에 부착한 위치추적 장치 때문이다. 공단은 여우의 24시간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또 여우의 활동 지역 내 무인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관찰 중이다.
‘SKM-2121′가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컷 여우가 가진 생태적 특성 때문이다. 국립공원공단 송형근 이사장은 “여우는 주로 육식을 하는 동물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며 “새끼가 없는 수컷은 주로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만큼 이번에 부산으로 이동한 개체의 장거리 이동 사유가 생태적 특성과 먹이 탐색, 호기심 등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SKM-2121′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단은 ‘SKM-2121′의 서식 상황을 관찰해 필요한 경우 포획, 이주방사 등 개체 관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소정 기자 toystor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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