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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125개 크기 트랙… 車 50대가 한번에 주행 테스트

레이찰스 2022. 6. 16. 05:19

축구장 125개 크기 트랙… 車 50대가 한번에 주행 테스트

태안 ‘한국테크노링’ 가보니


 

축구장 125개를 합친 크기의 타이어 전용 성능 시험장인 ‘한국테크노링’은 프로레이싱 현장과 같은 관제 시스템이 적용돼 핸들링, 제동 등 타이어 성능과 관련된 다양한 보고서가 곧바로 생산된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난달 25일 충남 태안군에 문을 연 한국타이어의 타이어 전용 성능 시험장(PG) ‘한국테크노링’을 직접 가봤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타이어 테스트 트랙이다. 이날 준공식에 앞서 언론에 공개된 시험장 규모는 압도적이었다. 축구장 125개를 합친 126만㎡(38만평) 크기의 부지에 들어선 13개 트랙은 한눈에 담기지 않았다. 50대 차량이 한 번에 주행 테스트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듣자 크기가 비로소 체감됐다. 기존 충남 금산군에 있는 시험장에선 10대의 동시 주행이 가능했다.

타이어는 차량이 주행하며 지면에 닿는 유일한 제품이다. 제품 상용화를 위해선 극한의 주행 상황과 다양한 도로에서의 실차 점검이 필수다. 시험장 주행이 상용화의 최종 관문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 때문에 타이어 업계에선 시험장 규모와 타이어 품질이 비례한다는 견해가 많다.

한국테크노링에선 최고 속도 시속 250㎞의 고속 주행 테스트를 비롯해 38.78도 경사각에서의 고속 회전, 비포장·벽돌로 등 장애물로, 젖은 노면 등 다양한 도로 상황에서의 핸들링, 제동력, 소음 등을 테스트할 수 있다.

이날 한국타이어의 여름용 타이어 벤투스 S1에보3를 착용한 BMW 530i를 타고 고속 주행로와 고속 회전로, 젖은 노면, 제동 코스 등을 15분간 체험했다. 테스트 드라이버가 “다소 흔들릴 수 있다”며 “평소 대비 80%로 가혹도를 줄여 운전하겠다”고 안내했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차가 급가속하더니 시속 200㎞ 속도에서의 급격한 차선 바꾸기가 이어졌다. 트랙 양쪽에 설치된 가드레일에 부딪히기 직전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급격하게 꺾는 주행이었다. 드라이버는 “타이어를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기 위한 작업”이라고 했다. 200/h가 넘는 고속 주행을 겪어서인지 38.78도로 기울어진 경사로에서의 시속 180㎞ 주행은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강우 상황에서 타이어 제동력을 실험하는 수막 곡선로도 인상적이었다. 수막 곡선은 1∼10㎜까지 수심 조절이 가능하고, 일반 도로보다 마찰 계수를 낮춰 더 미끄럽게 설계됐다. 시속 160㎞가량으로 달리다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힘껏 밟았다. 차량이 쭉 미끄러지나 싶었지만 금세 곧바로 제어가 이뤄졌다. 차량에 붙은 GPS를 통해 제동 거리 등이 자동으로 측정된다.

이곳은 프로레이싱 현장과 같은 관제시스템이 적용돼 핸들링, 제동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춘 차량 리포트가 곧바로 생산된다. 이에 따라 기존 데이터 수집 및 처리 과정 대비 약 16배의 시간과 자원을 감축할 수 있다고 한국타이어 측은 설명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주행 빅데이터를 통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대에 대응 가능한 혁신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김아사 기자 asa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