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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저 돈 대려 11억 빌린 김정숙 여사...靑 "지인인지 못 밝힌다"

레이찰스 2022. 3. 31. 19:16

사저 돈 대려 11억 빌린 김정숙 여사...靑 "지인인지 못 밝힌다"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의 건축비를 마련하기 위해,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누군가에게 11억원을 빌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서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전자관보에 공개된 문 대통령의 재산 내역에 따르면 김 여사는 ‘사인(私人)간 채무’ 11억원을 처음으로 신고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까지 없던 본인 명의의 농협은행 대출금 3억 8873만원이 새로 생겼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해당 채무에 대해 “평산마을 새 사저 건설에 필요한 14억 96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금”이라며 “금융기관의 대출 한도가 3억여원이라 나머지 11억원을 사인 간 채무로 충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인사도 “당초 매곡동 옛 사저를 팔아 건설비를 마련하려고 했는데 매곡동 사저가 팔리지 않아 부득이하게 김 여사 명의의 사인간 채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김 여사에게 11억원을 빌려준 인물에 대해선 “이해 관계가 없는 분”이라고만 밝혔다. 해당 인물이 원래 알던 지인(知人)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해줄 수 없다”며 “채무에 대한 이자는 정확하게 지급했다”고 했다.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에 건축 중인 문재인 대통령 사저의 가림막이 치워져 있다. 뉴시스

이번에 공개된 문 대통령의 재산 목록엔 기존에 쓰던 매곡동 사저가 포함돼 있다. 신고 내역으로만 보면 문 대통령 부부는 사저 두채를 소유한 2주택자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재산공개 기준일인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매곡동 사저를 매각해 현재는 새 사저만 보유한 1주택자가 됐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매곡동 사저를 매각해, 매각 대금으로 은행대출과 사인간 채무까지 모두 상환했다”며 “다만 매곡동 사저를 누가 매입했는지 등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매곡동 사저는 일부 부지를 제외하고 한달여 전인 지난달 17일 26억 1662만원에 거래됐다. 2009년 문 대통령이 9억원에 매곡동 사저를 구입한 것과 비교하면 17억원 정도의 시세 차익이 났다.

그런데 중앙일보가 해당 부지의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을 확인한 결과 소유주는 여전히 문 대통령으로 돼 있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매매가 최근에 이뤄져 일정 시간이 필요한 등기서류 관련 절차가 아직 진행되지 않았을 수 있다”며 “다만 실제 매매 대금이 치러졌기 때문에 그 돈으로 문 대통령이 사인간 채무를 비롯한 대출금을 상환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중앙일보가 30일 오후 확인한 문재인 대통령의 옛 매곡동 사저부지에 대한 등기부등본. 청와대는 매곡동 사저를 매각해 김정숙 여사 명의의 '사인간 채무' 11억원을 갚았다고 했지만, 등기부등본 상 매곡동 사저의 소유자는 문재인 대통령으로 표기돼 있다.

매곡동 사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보통 매매와 함께 등기 이전이 이뤄져 1주일이면 등기 서류 작업까지 완료되지만, 간혹 매수·매도자간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합의에 따라 등재 시점을 늦추기도 한다”며 “문 대통령의 사저를 거래한 매수·매도자의 관계를 모르니 등기 이전이 되지 않은 정확한 내막을 알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하북면에 건축 중인 문 대통령의 새 사저의 가치는 총 24억 8632만원으로 평가됐다. 문 대통령이 2020년 6월 사저 부지 구입에 썼던 10억 6400만원보다 14억 2232만원 높아졌다. 차액은 문 대통령이 지불했다는 사저 건축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양산 매곡동 사저 정문. 송봉근 기자

사저 두채를 포함한 문 대통령의 총재산은 21억 9098만원이었다. 취임후 첫 재산공개였던 2018년 3월에 신고했던 18억 8018만원보다 3억원가량 많아졌다. 지난해보다 1억 1406만원 늘었다. 특히 5년전 7억9090만원이던 부동산 자산은 올해 30억 5895만원이 되면서, 전체 자산(부채 포함) 중 부동산 자산 비중은 42%에서 139%로 높아졌다.

반면 문 대통령 부부의 예금은 5년 전 13억 4513만원에서 올해 7억 7981만원으로 절반이 됐다. 예금 자산은 2019년 15억 660만원, 2020년 15억 5008만원으로 늘었다가, 하북면 사저 구입 이후인 2021년 공개 때 6억4215만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사인간 채무 등이 발생했지만 예금 잔고는 1억 3765만원 증가했다.

지난 5년간 문 대통령의 지급받은 소득의 합계는 19억 8200만원이다. 여기서 세금 3억 3500만원을 제외한 실제소득은 16억 4700만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실제 소득중 생활비 등으로 그간 13억 4500만원을 사용해 5년간 재산의 순증가분은 3억 2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 앞 마당에서 풍산개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뉴스1

청와대 관계자들은 문 대통령의 마지막 재산공개를 앞두고 “문 대통령은 관저에서의 모든 생활비와 식비까지 사비로 지출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용까지 투명하게 사비로 썼다”는 등의 말을 반복하며 “김정숙 여사의 의상 관련 비용도 당연히 문 대통령의 수입과 지출 내역에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청와대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 여사가 청와대 특수활동비 등으로 의상을 구입했다”는 의혹이 일자, 신혜현 부대변인의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의류 구입 목적으로 특활비 등 예산을 편성해 사용한 적이 없고, (의상은 모두)사비로 부담했다”며 강하게 반박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30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프랑스 국빈방문 당시 김정숙 여사가 착용했던 샤넬의 한글 재킷이 전시돼 있다. 뉴스1

그러자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도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를 비롯한 전부처가 특활비를 줄여왔고, 청와대는 역대 최초로 특활비에 대한 감사원 감사까지 받아왔지만 아무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특활비를 공개할 수 없는 것은 국가기밀과 관련된 사안 때문인데도, 계속 영부인의 옷값과 연결지어 공세를 펼 경우 강경한 법적대응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김정숙 여사의 옷 모음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재산공개에서도 2020년 말부터 청와대 관저에 거주 중인 장녀 다혜씨의 재산을 ‘독립생계 유지’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청와대에 거주중이라도 별도로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재산 공개 거부에 따른 법적 하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