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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확진 속 거리두기 완화.."정권말 정부, 그냥 포기한 느낌"(종합)

레이찰스 2022. 3. 18. 18:25

수십만 확진 속 거리두기 완화.."정권말 정부, 그냥 포기한 느낌"(종합)

오제일 
중대본, 사적모임 허용 6명→8명 확대
영업 제한시간, 현행과 같은 오후 11시
"취약계층에게는 위협이 될 수도 있어"
"방역 지침 신경 안써" 무용론까지 등장
전문가 "정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다"
정부 "정점 부근, 큰 영향은 없을 것"

 
[화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함백산 추모공원 화장장에 화장시간 안내문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계절적 영향과 코로나19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시설이 부족해지자 정부가 전국 공설 화장시설 운영기간과 화장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2022.03.17. jtk@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최영서 기자 =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수십만명이 발생하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폭 완화하기로 했다. 시민들은 확산세를 고려하면 섣부른 판단이라는 반응을 보인 반면 방역 효과를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거리두기 무용론'까지 제기하는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사적모임 제한을 현행 6인에서 8인으로 조정한다.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시간은 현행과 같은 오후 11시로 유지된다.

정부는 당초 영업 제한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대확산세를 보이자 국민 건강 위협은 물론 의료계의 반발까지 의식해 소폭 완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기조를 접한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다만 우려 섞인 불만을 드러내는 시민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이모(34)씨는 "거리두기 완화가 젊은 사람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는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며 "굳이 소폭 완화하면서 국민들에게 괜찮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북 전주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28)씨는 "6명이 만나도 단체로 확진되는 마당에 8명으로 더 늘리면 확진자가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며 "당장 소상공인에게는 좋지만 장기적으로 좋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이모(26)씨는 "주변에 확진자가 너무 많아 8명이 모이려고 해도 모일 수가 없다"며 "확산세가 정점에 다다르지도 않았는데 방역을 푸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네티즌들도 저마다 걱정을 토로하며 이번 조치를 비판했다. "확진 속도를 더 높이겠다는 것인가" "정권 말이라 그냥 포기한 느낌" "상황이 안 좋으면 다시 강력한 거리두기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 등 지적이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만1328명으로 집계된 지난 17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2.03.17. yesphoto@newsis.com


더이상의 거리두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무용론'까지 제기하는 시민도 있었다.

경기 수원에 사는 이모(36)씨는 "6명이나 8명이나 이제 정부의 방역 지침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어서 스스로 방역을 챙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무의미한 조치로 보인다. 이제는 전국적 감염병"이라며 "정부의 무능이건 실수건 다 풀고 개인들이 알아서 마스크나 잘 쓰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이렇게 확진자들을 관리할 거면 다 풀고 개인 방역에 신경 쓰라고 하는 게 낫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조절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결정이다.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을 경험한 나라도 상황이 나빠지면 강화했지 완화하지는 않았다"며 "정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일주일간 코로나로 사망한 환자가 일 년간 독감으로 사망한 환자의 수와 같은데 무슨 독감처럼 관리한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임을 허용할수록 그게 몇 명이든지 영향을 줄 수 있어 현 상태를 유지하는 쪽에 찬성했었다"며 "정부가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것은 소상공인 등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제스쳐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의료정책실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대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2.03.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는 아직 정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 폭의 거리두기 완화는 어려운 점 등을 감안했다고 이번 조치를 설명했다. 소폭 완화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브리핑에서 "지난 조정에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고려해 운영시간을 완화했다면, 이번 조정에서는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사적 모임을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의 영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봐야 된다"면서도 "그 효과(영향)는 크지 않다. 아마 23일 이후는 점차 (확진자가)감소세가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위기소통팀장도 "오늘 거리두기 조정으로 인한 규모나 시기는 변동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유행 상황이 정점 부근에 있고 인원 조정 폭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유행 상황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