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결, 20년 단짝 앵무새와 이별 “이제라도 자유롭게…미안해”
마술사 이은결(40)과 20년간 마술쇼에서 호흡을 맞춰온 앵무새 ‘가지’가 세상을 떠났다.
이은결과 앵무새 '가지'/이은결 인스타그램
이은결은 18일 인스타그램에 가지 사진을 여러 장 올린 뒤 “2주 전 20년간 함께해 온 가지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저의 책임이 크다. 가지는 늘 제 무대에 날개를 달아줬는데 정작 저는 가지에게 무엇도 주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이어 “가지는 저를 아빠처럼 대해줬는데, 저는 가지를 자식처럼 보살펴주고 사랑해 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점이 가장 후회스럽고 한없이 미안할 뿐”이라고 했다.
앵무새 '가지'/이은결 인스타그램
이은결은 “원래 높은 곳까지, 먼 곳까지, 날아갈 수 있는 친구이기에 지난주 설악산 대청봉에서 가지를 보내줬다”며 “부디 고향으로 날아가 가족도 친구도 만났으면 좋겠다. 이제라도 진정 자유롭게 떠나면 좋겠다”며 “고마워 가지야. 그리고 너무 미안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은결과 앵무새 '가지'/조선DB
가지는 이은결의 20년 지기이자 이은결 마술쇼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최고의 조연이었다. 이은결과 가지는 2002년부터 20년간 함께 했다. 2007년 이은결이 해군 홍보단 마술병으로 입대했을 때, 가지도 동반 입대 해 ‘군필조’(鳥)라고 불리기도 했다. 가지의 풀네임은 싸가지. 가지의 개인기는 시체놀이다. 이은결이 ‘레드썬’하면 가지는 푹 쓰러지는 명연기를 펼친다.
이은결과 시체놀이 연기를 선보이는 앵무새 가지 /채널A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이은결과 가지의 찰떡 궁합을 볼 수 없게 됐다. 비보를 접한 네티즌들은 이은결 인스타그램에 “가지야 너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쌓을 수 있었어. 부디 그 세상에서 자유롭게 행복하길 바랄게”, “가지 1월에 만났었는데.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함께 했던 시간들 고이 간직하세요. 저희도 너무 행복했어요”, “가지야 잘가. 좋은 곳에서 훨훨 날고 있을 거예요”라며 위로의 댓글을 남겼다.
김소정 기자 toystor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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