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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첫 반격도 배현진...'洪 키즈'에서 친윤 여전사 된 이유

레이찰스 2022. 11. 13. 09:11

MBC 첫 반격도 배현진...'洪 키즈'에서 친윤 여전사 된 이유

중앙일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김성룡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정치권으로 이끈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홍 시장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이던 2018년 3월 배 의원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위한 ‘인재 1호’로 배 의원을 영입했고, 곧바로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에 임명했다. 배 의원은 ‘홍준표 키즈’로 불렸다. 그는 21대 총선 당선 이후에도 이슈 때마다 목소리를 높였던 정치인은 아니었다.

배 의원이 달라진 건 ‘친윤’(친 윤석열)이란 수식어를 얻은 이후부터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을 맡으며 신(新) 친윤으로 거듭난 그는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위기 상황 때마다 친윤계의 선봉에 섰다. 배 의원이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정치에 입문했던 초기엔 당내에서도 “정치를 모른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최근엔 “공격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배현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MBC 취재진을 대통령 전용기에 태우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여당에서 이를 가장 먼저 옹호한 의원도 배 의원이었다. 그는 10일 페이스북에 “숱한 왜곡, 편파 방송을 시정하고 재발 방지 요청을 일관되게 묵살해온 MBC 측에 정부가 고심 끝에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이 많은 부자 회사이니 자사 취재진들이 편안하게 민항기를 통해 순방을 다녀오도록 잘 지원할 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다른 게시물에서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남북고위급회담 때 탈북민 기자를 취재단에서 제외한 사실도 언급했다.

배 의원이 ‘확실한 친윤’으로 인식된 건 친윤계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에서 최고위원으로서 최전선에 있었던 모습 때문이다. 배 의원은 지난 6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표가 출범시킨 당 혁신위원회에 대해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공격했다. 이후 이 전 대표가 배 의원의 악수 제안을 거부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배 의원은 지난 7월 최고위원 중 처음으로 최고위원직을 던져 주목을 받았다.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이 전 대표 복귀 차단으로 이어지는 이준석 지도부 체제 종식의 물꼬를 튼 셈이었다. 윤 대통령과 친윤계가 불편하게 생각하던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외곽으로 밀려나는 과정이 배 의원에서 시작된 셈이다. 배 의원 사퇴의 배경에 일부 친윤계가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 6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악수를 청하는 배현진 최고위원의 손을 뿌리치고 있다. 뉴스1

배 의원은 최근엔 같은 당 ‘친윤’ 윤창현 의원을 위해 방어막을 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을 향해 “왜 이렇게 질척거리십니까”라고 했는데, 전 위원장이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고 답했었다. 그러자 배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장소원 국립국어원장에게 “‘질척거린다’에 외설적 의미가 있냐”고 물은 것이다. 장 원장은 “(그런 뜻은)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과 대선 후보 시절 사적으로 만날 정도로 가깝다고 한다. 윤 의원은 배 의원에게 최근 개인적으로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배 의원의 이런 행보에 대해 여권 일각에선 “여당 텃밭에 지역구(서울 송파을)를 두고 있어서 언제든 지역구를 뺏길 수 있는 초선 의원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2024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총선인 만큼 친윤 중심 공천이 될 가능성이 큰데, 배 의원의 최근 행보가 이런 분위기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검사 출신 정치 신인이 배 의원의 지역구로 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정치권에선 나온다. 일각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경우 지역구로 송파을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돈다. 하지만 배 의원을 잘 아는 여권 핵심 인사는 "배 의원의 행보는 진심어린 충정과 솔직한 성격 때문인데, 이를 공천과 엮는 건 정치적 흠집내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