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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진 러 전투기 곤두박질 직전… 조종사 탈출, 딱 찍혔다

레이찰스 2022. 10. 26. 08:45

뒤집어진 러 전투기 곤두박질 직전… 조종사 탈출, 딱 찍혔다

 
러시아 측 수호이(Su)-25 전투기가 추락하던 순간 조종사 시점에서 촬영된 탈출 영상. /트위터

추락 중인 러시아군 전투기가 지상으로 곤두박질치기 직전 조종사가 좌석 사출로 비상 탈출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조종사 헬멧 카메라에 담긴 이 장면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거듭되는 러시아군 전투기의 의문성 추락을 조종사 1인칭 시점으로 포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영상이 처음 공개된 건 지난 23일 한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서다. 2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분량으로, 조종사가 전투기 안에서 밖을 내려다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들판 위를 날던 기체가 균형을 잃고 요동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뒤집어진다.

조종사는 재빨리 좌석 사출을 시도했으며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다. 조종사의 낙하산이 펼쳐져 하강하는 과정에서는, 지상으로 추락한 전투기 주변으로 거대한 화염이 치솟는 장면도 찍혔다. 곧이어 수풀 사이에 떨어진 조종사가 무선 통화를 시도하는 목소리도 희미하게 들린다.

여러 외신과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해당 전투기는 러시아군 폭격기 중 하나인 수호이(SU)-25로 추정된다. 사고 발생 시기와 지역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주변 풍경 등을 근거로 지난 6월 러시아 남서부 벨고로드 인근에서 훈련 중 일어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 상태다.

 
지난 17일 러시아의 SU-34 전투기가 추락한 크라스노다르주 예이스크의 아파트에서 한 소방대원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편 영상이 공개된 날 러시아에서는 공군 전투기인 SU-30이 자국 영토 주택가에 추락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SU-30은 시베리아 동부 이르쿠츠크에서 두 가구가 사는 2층짜리 주택으로 떨어졌고 조종사 2명이 사망했다.

이는 지난 17일 SU-34 전폭기가 추락한 데 이어 일주일 새 발생한 두 번째 사고다. 앞서 SU-34는 비행 훈련을 위해 이륙한 직후 엔진 한 쪽에 불이 나 추락했다. 이때 남부 도시 예이스크의 아파트와 충돌했고 15명이 숨졌다.

이 외에도 러시아군 전투기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추락하는 영상은 여러 차례 공개된 바 있다. 지난 9월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에 “지난 일요일 아침 크림반도에서 러시아군의 SU-25 전투기가 추락했다”며 이륙한 전투기가 20여초 만에 추락하는 영상을 올렸었다.

지난 9월 러시아군 전투기 SU-25가 이륙한 지 20여초 만에 추락해 폭발하는 모습.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당시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종사의 조작 실수, 기계 고장 등 다양한 가능성이 언급됐다. 다만 일부 군사전문 매체는 어떤 이유에서건 전장에 투입된 전투기가 스스로 추락한다는 것은 러시아 공군의 문제를 드러낸다고 지적하며 “러시아 공군 전력이 혹사당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