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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때 같은 치명타 없다.."역공 빌미만 제공" 논란의 김의겸

레이찰스 2022. 10. 26. 06:46

최순실 때 같은 치명타 없다.."역공 빌미만 제공" 논란의 김의겸

윤지원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2022.10.11/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망이 한층 좁혀지는 가운데, 이에 맞서는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의 ‘입’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김 대변인이 이 대표 방어는 물론,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공격 최전선에 나서면서다. 하지만 김 대변인이 제기한 의혹들이 하나같이 강한 반박에 부딪히면서, 당내에서조차 “역공의 빌미만 제공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한동훈 “입만 열면 거짓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대표적인 논란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다. 김 대변인은 지난 24일 법사위 종합감사에서 한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서울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30여 명과 새벽 3시까지 술판을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한 장관은 격앙된 목소리로 “제가 저 자리에 없었다는 데 법무장관직을 포함한 앞으로 있을 모든 자리를 다 걸겠다. 의원님도 걸라”고 되받았다.

이 논란은 다음날인 25일 더 크게 번졌다. 여권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면서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은 매번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해도 그냥 넘어가 주고 책임을 안 지니까 자기는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이런 것 같지만, 이번엔 달라야 한다”며 민·형사 조치를 예고했다. 이날 오후엔 ‘청담동 술자리’에 동석자로 지목된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가 기자회견을 열어 “한동훈이라는 사람을 천 미터, 만 미터 (밖)에서도 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도 가세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대변인의 사과를 요구하며 “한 장관이 주장한 대로 이 제보의 진부(眞否) 여부에 정치인생을 걸라”고 압박했다. “친야 성향 매체의 일방적 취재 내용으로 법무부 장관을 모욕한 일”(주호영 원내대표), “김 대변인을 윤리특위에 제소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정점식 법사위 간사)는 비판도 종일 이어졌다.

여권이 이렇게 대놓고 역공에 나선 것은 전날 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취재·보도한 탐사보도 매체 ‘더탐사’가 해당 술집에서 일하던 첼리스트의 전화 녹취와 이 전 총재에 대한 전화 취재만을 근거로 들었을 뿐, 정확한 술집을 지목하지 않아서다. 게다가 ‘목격자’라는 첼리스트의 전화 녹취도 기자가 아닌 헤어진 전 남자친구에게 말한 내용이었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저런 설익은 내용을 어떻게 국정감사에서 까느냐”(보좌관)는 탄식이 나올 정도였다.

유튜브 채널 더탐사 캡처.

이에 김 대변인은 입장문을 내고 “제 질문에 한 장관이 대뜸 ‘장관직을 걸겠다’며 국감장을 도박판으로 만들었다”며 “저는 뒷골목 깡패들이나 할 법한 협박에 말려들고 싶은 생각이 없다. 하지만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이미 모든 것을 걸었다는 점은 분명히 밝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적 책임을 지우겠다면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싸우고, 제보 내용이 맞는지도 계속 확인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악수·코인 의혹 등 韓 저격 나선 金…‘기대 이하’ 평가도

김 의원은 최근 이처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한 장관에게 제기하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 대변인은 지난달 18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 장관이 안양교도소 이전 사업 업무 협약식에서 ‘야당 의원과의 악수 연출’을 위해, 이재정 의원을 엘리베이터까지 쫓아와 억지로 악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협약식 영상에선 두 사람은 업무 협약식 도중 자연스레 인사를 나눈 것으로 드러나, 김 대변인 주장은 거짓으로 판명됐다.

지난 6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선 한 장관이 지난 6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북 코인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대변인은 이 의혹을 수차례 반복적으로 제기했는데,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한 것이 있느냐’는 한 라디오 진행자 물음엔 “확보는 못 했지만 노력 중”이라고만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 압수 수색이 진행 중인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던 중 잠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김 대변인이 한 장관 공세에만 집중한 탓에, 김 대변인의 연관 검색어 1위가 ‘한동훈’이 될 정도다. 빅데이터 분석 도구 ‘썸트렌드’에 따르면, 김 대변인과 한 장관의 이름은 지난 한 달간(9월 25일~10월 24일) 뉴스·트위터·블로그 등에서 총 1만 1000여번 넘게 함께 언급됐다고 한다.

하지만 무수한 공세에도 아직 치명타가 없는 탓에 당내에선 “기대 이하”라는 시각이 적잖다. 특히 김 대변인이 과거 기자 재직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존재를 처음으로 끄집어냈던 인물인 탓에 실망감도 더 크다는 평가다. 한 친이재명계 의원은 “야당 탄압 국면을 뚫고 나가는 데 힘을 오롯이 집중시켜야 하는데, 김 대변인이 설익은 의혹을 쏟아내 외려 이슈를 분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고,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 의원은“‘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좀 어설프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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