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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500억원짜리 전투기, 뜨자마자 ‘쾅’... 자국 아파트 덮쳐 4명 사망

레이찰스 2022. 10. 18. 17:40

러 500억원짜리 전투기, 뜨자마자 ‘쾅’... 자국 아파트 덮쳐 4명 사망

10 17일(현지 시각) 러시아 아조우해 항구도시 예이스크의 한 아파트에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가 이륙하다 떨어져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조종사 두명은 추락직전 탈출했다. 사진 오른쪽 위에 두 명 중 한 명의 낙하산이 보인다./Kooperativ Telegram Channel / AP 연합뉴스

러시아 수호이(SU)-34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주변 국경 지대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자국 시내의 한 아파트 단지로 추락했다. 조종사는 탈출했지만, 사고로 대형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

1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훈련 비행을 위해 이륙하던 수호이 전투기가 예이스크 시내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건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국은 엔진에서 발생한 화재를 추락 원인으로 보고 있다.

조종사 2명은 추락 직전 탈출했다. 하지만 인근에 있던 9층 아파트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민간인 4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25명의 부상자도 발생했다. 또 어린이 40명을 포함해 약 250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수호이 추락으로 인해 예이스크의 한 아파트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트위터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수호이가 아파트를 향해 날아가다 그대로 추락한다. 이후 ‘번쩍’하며 섬광이 일더니 거대한 불길과 화염이 아파트 전체를 뒤덮었다. 한 영상에는 탈출한 전투기 조종사로 추정되는 남성이 담겼는데, 그는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바닥에 쓰러져 있다. 한 시민이 “격추된 거냐”고 묻자 그는 힘겹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사고 직후 보고를 받고 현지 주지사와 관련 부처 장관에게 현장을 방문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국가수사위원회는 범죄 혐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국가수사위는 “군 조사관들이 사건 경위와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했다.

예이스크는 러시아 남부 항구도시로, 아조우해 너머 우크라이나 마리우폴과 직선거리로 70㎞가량 떨어져 있다. 러시아의 공군기지가 있는 곳으로, 인구는 9만여명이다.

17일 러시아 남서부 항구도시 예이츠크시 한 아파트에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가 추락해 대형 화재가 발생해 민간이 수명이 목숨을 잃었다./AFP 연합뉴스

17일 러시아 예이츠크시 한 아파트에 추락한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 잔해./AFP 연합뉴스

17일 러시아 예이츠크시 한 아파트에 추락한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 잔해./AFP 연합뉴스


수호이는 최신형 러시아 전투기로, 대당 가격이 3600만달러(약 515억원)에 달한다. 대공미사일과 레이저유도폭탄 등 최대 8t의 무기를 실을 수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 3월 기준 120여대의 수호이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현지에선 이번 전쟁에서 최소 16대의 수호이가 추락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월엔 수호이가 우크라이나 노인이 쏜 소총에 맞아 추락했고, 지난 7월엔 러시아 방공부대가 수호이를 우크라이나 군용기로 오인해 격추했다. 지난 2일에는 퇴각하는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호이 파편이 리만에서 발견됐다.

박선민 기자 kindmi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