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낮추니 탁 트인 공간 한눈에"..송현동 부지 개방 첫날
김예원 기자
개방 시간 맞춰 시민들 하나둘 몰려
오세훈 시장 "시민 여러분께 큰 선물"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높았던 벽이 사라지니 신기하고, 탁 트인 공간이 너무 좋습니다"
4m 높이 담장에 갇혀 있던 '금단의 땅'이 110년 만에 열렸다. '열린송현녹지공간'으로 새단장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3만7117㎡)가 7일 일반 시민에 임시 개방됐다.
개방 시간은 오후 5시30분. 시민들은 이보다 앞서 이곳을 찾기 위해 하나둘 모여들었다. 걸음마를 막 뗀 아기부터 정장을 입은 직장인까지 다양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낮아진 담장이다. 1.2m 높이로 키를 낮췄다. 이를 본 한 시민은 "학교 다닐 때부터 있던 높은 벽이 사라지니 신기하다"고 했다.
송현동 부지 역사와 지도가 그려진 안내판을 주의깊게 살펴보는 시민도 많았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 박승현씨(60)는 "안내판에 적힌 역사를 보니 마음이 아픈 내용도 있어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며 "개방 첫 날이라고 하니 조금 구경하다 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송현동 부지에는 일제강점기 식민자본인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있었다.
핵심 공간은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넓은 잔디광장이다. 규모는 약 1만㎡로 서울광장 잔디광장(6449㎡)보다 크다.
광장 가장자리엔 코스모스 등 가을 들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코스모스와 국화를 배경으로 지나가던 이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하는 시민도 많았다.
안국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이서현씨(73)는 "탁 트인 잔디밭과 가을꽃을 나 혼자 보기는 아까워 지인과 즐기다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포토 스팟도 설치됐다. 광장 한편에는 큰 달 하나랑 작은 달이 30여개 모인 조형물이 있었다. 어둠이 깔린 오후 6시20분쯤 조형물에 불이 들어오자 시민들은 달을 잡는 포즈를 취하는 등 사진을 찍으며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광장 곳곳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50여개의 빈백(bean bag)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3~4인 규모의 가족들이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가을을 즐겼다. 간이의자를 가져온 사람도 눈에 띄었다.

개방 첫날인 만큼 다양한 행사도 열렸다. 중앙 무대에선 송현동 부지 역사와 관련된 퀴즈 맞히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개장식과 음악회를 겸한 '가을달빛송현' 공연도 개최됐다.
직장인 김지연씨(29)는 "앞으로도 비엔날레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릴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곳에서 하면 한 번 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념행사에서 "접근 어려웠던 금단의 땅이 담벼락을 철거하고 여러분 품으로 돌아왔다"며 "시민분들에게 큰 선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를 2024년 12월까지 2년간 임시 개방한다. 이 기간동안 다양한 시민 참여형 문화 예술 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내년 5~10월 사이에는 '서울건축비엔날레'를 개최한다.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도 내년 이곳에서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시 개방 이후 2025년부터는 '이건희 기증관'(가칭)까지 품은 송현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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