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이 초속 6.6㎞로 날아가 소행성 요격… SF영화 현실됐다

우주선으로 소행성 충돌, 지구 방어실험 성공 -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해 11월 발사한 다트(DART) 우주선이 27일 오전 8시 14분(한국 시각) 지구에서 1100만㎞ 떨어진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충돌하는 데 성공했다. 다트는 소행성 충돌 위험에서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로, 나사는 "인류가 소행성 충돌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충돌 직전 우주선이 촬영한 지름 163m 소행성 디모르포스의 모습으로, 충돌에 성공한 순간 나사 관계자들이 환호하고 있다(아래 사진). 나사는 이번 충돌로 디모르포스의 궤도가 바뀌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ASA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보낸 우주선이 지구에서 1100만㎞ 떨어진 소행성과 충돌하는 데 성공했다. 지구로 날아오는 소행성의 위협에서 인류를 지키는 ‘지구 방어 시스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나사는 26일(현지 시각) “이날 오후 7시 14분(한국은 27일 오전 8시 14분) ‘다트(DART)’ 우주선이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성공적으로 충돌했다”고 발표했다. 다트는 소행성 충돌 위험이 있을 때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나사의 행성 과학 부문 책임자 로리 글레이즈는 “인류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인류는 소행성 충돌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을 가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2m 우주선이 1100만㎞ 비행해 초속 6.6㎞로 목표 지점 충돌, 지름 163m 소행성에 정확히 꽂혀
소행성은 태양 둘레를 긴 타원궤도로 도는 작은 천체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 그중 다트가 타깃으로 삼은 소행성은 지름 163m의 디모르포스다. 디모르포스는 약 1.2㎞ 떨어진 또 다른 소행성 디디모스(지름 780m)의 주위를 11시간 55분마다 돌고 있다. 쌍(雙)을 이룬 두 소행성은 770일 주기로 태양을 공전한다. 다트(DART)라는 이름도 ‘쌍소행성 궤도 수정 시험(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에서 따온 것이다.

소행성과 충돌한 우주선 다트(DART)
3억3000만달러(약 4700억원)가 투입된 다트 우주선의 목표는 소행성 궤도 수정이었다. 다트는 지난해 11월 스페이스X 우주선에 실려 발사됐다. 지구로부터 1100만㎞ 떨어진 소행성까지 10개월간 비행한 뒤, 충돌 전 4시간부터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됐다. 이후 무게 570㎏의 작은 우주선은 50억㎏의 거대한 소행성에 시속 2만4000㎞(초속 6.6㎞)로 충돌했다. 실제 충돌 지점과 목표 지점의 오차는 17m에 불과했다.
소행성 궤도 변화 위한 목표 달성… 나사, “인류가 보호능력 갖게 됐다”
나사는 우주선에 탑재된 카메라로 충돌 직전까지 장면을 생중계했다. 영상에서 충돌 후 나사 연구진이 환호하고 손뼉 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트와 함께 실려 간 이탈리아의 리차큐브는 우주선을 뒤따르며 충돌 장면을 촬영했다. 사진은 하루 뒤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주선의 크기가 소행성에 비해 매우 작아 소행성을 파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 존스 홉킨스대 응용물리학 연구소의 행성 과학자 낸시 섀벗은 “거대한 피라미드에 골프 카트를 충돌시키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행성 공전 주기 10분 내외 변화
이번 충돌로 인해 디모르포스의 궤도는 원래보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 공전주기에 10분 내외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나사는 추정한다. 또 충돌로 인해 소행성의 궤도가 밀려나 지구에 위협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 정확한 실험 결과는 지구에 있는 우주망원경으로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수일에서 수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모르포스가 애초부터 지구 충돌 위험은 없었지만 이번 실험이 소행성이나 혜성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능력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과학계는 분석한다. 지구를 향해 돌진해오는 소행성을 우주선으로 충돌해 소행성의 궤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 소행성 연구가 활발하다. 유럽우주국(ESA)은 2024년 다트의 충돌 조사를 위해 탐사선을 보내는 헤라(HERA) 임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도 2026년 지름 약 40m의 소행성 ‘2020 PN1′에 충돌 실험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탐사선 하야부사 2호는 소행성 ‘류구’에서 시료를 채취했고, 나사의 탐사선 오시리스-랙스도 2020년 소행성 베누에서 토양을 채취해 2023년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소행성은 지구에는 위협이지만 태양계가 형성된 46억년 전의 상태를 그대로 보존한 천체이기도 하다.
유지한 기자 jhy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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