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좌파 선동에 속아 괜찮은 정치인들 잃어버릴 것인가
[ 서민의 문파타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길을 찾아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9.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리더십은 화합을 전제로 펼쳐나가는 능력입니다. 그런데 이준석은 그가 누구를 싫어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내면서 살아온 사람이고, 그가 ‘화합을 해서 이루자’라고 말한 사람인지, ‘저 놈들을 죽여야 잘된다’라고 말한 사람인지 우리는 목격해 왔습니다.”
개그맨 김영민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내시 십분’에서 한 말이다. 지난 몇 달간 국민의힘은 소위 ‘이준석 드라마’로 내홍을 겪었다. 당대표의 부적절한 행위에 윤리위가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렸는데, 당사자인 이준석이 거기에 승복하지 않은 게 그 시발점이었다. 여기에 ‘내부총질하는 당대표’라는 대통령의 문자가 공개되자 이준석은 아예 선을 넘어버렸다. 대통령을 신군부에 비유하고, 소속정당이 비대위를 추진하는 걸 ‘반헌법적’이라고 비판했으니 말이다.
그러는 동안 민주당은 대장동과 변호사비 대납의혹을 비롯해 수많은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의원을 당대표로 선출했고, ‘부정부패로 기소되면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당헌까지 고치는 작태를 저질렀지만, 여기에 대해 국민은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준석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벌이는 개싸움이 예비 범죄자가 방탄복을 걸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여권의 자중지란에 대통령 지지율은 추락했고, 여기에 고무된 좌파들은 밑도 끝도 없이 대통령을 탄핵시키자는 시위를 시작했다. 물론 작금의 사태를 이준석 탓으로만 돌리는 건 정당하지 않다. ‘무능’이라는 말도 아까운 국민의힘의 한심한 행보에 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니까.
그래도 이런 아쉬움은 남는다. 작년 6월 전당대회에서 이준석을 당대표로 뽑지 않았던들, 이런 일은 없지 않았을까? 다시 김영민의 말을 들어보자. “이준석은 협상에 서툴고 여론전에 의존하는 정치인입니다. 개인의 정치와 당대표의 정치는 다릅니다. 공개적으로 해결할 일보다 비공식적으로 갈등을 해결해 나갈 일들이 많은 역할입니다. 그가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소셜네트워크(SNS)를 택하고, 회의보다 라디오 출연으로 압박하고, 직접 의견을 전달하기보다 좌표를 찍고 팬덤으로 조지면 온 나라 좌파 언론은 국민의힘 내홍 여론을 만들기 위해 그를 이용할 겁니다.”
‘이준석 드라마’에서 당 지도부 편에 서 있는 이들이라면 김영민의 저 말에 동의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아쉬움을 토로할 것이다. ‘지금 그런 얘기 하면 뭐해? 당대표 뽑기 전에 했어야지.’ 놀랍게도 김영민이 저 원고를 쓴 건 작년 봄, 그러니까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이었다. 원고 제목도 “내가 이준석 당대표를 반대하는 이유”였으니, 김영민은 이준석의 됨됨이를 일찍이 알아차린 셈이다. 하지만 그가 이 원고를 유튜브에서 읽었을 작년 봄, 보수 지지자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욕 바가지로 먹고 사과까지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이준석과 당대표를 놓고 경쟁했던 이는 나경원 전 의원. 당시 그녀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초선이던 2004년 일본대사관에서 열린 자위대 기념행사에 참석해 친일파 논란을 일으켰고, 자신에게 악플을 쓴 네티즌을 고소해 유죄판결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판사인 남편이 개입했다는 의혹, 연회비가 1억원인 초호화급 피부과에서 피부 관리를 받았다는 의혹 등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녀의 아들이 논문을 쓰면서 서울대 실험실을 빌린 것도 문제가 됐다. 이런 의혹들로 인해 나경원에겐 ‘구태 정치인’의 이미지가 붙었고, 당시 보수 지지자들은 “국민의힘이 거듭나려면 보다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젊은 이준석을 당대표로 뽑았던 것이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이준석 후보가 2021년 6월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오른소리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 News1 DB
하지만 그녀에게 제기된 의혹들 대부분은 좌파들에 의한 조작과 선동의 결과였다. 자위대 행사 참석부터 보자. 그 행사엔 나경원을 포함해 총 다섯 명의 의원이 참석했고,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참석한 바 있으니, 그녀만 콕 찍어서 비판하며 친일파 딱지를 붙이는 건 지나쳤다. 그런데도 김어준의 ‘나꼼수’는 이 사실을 반복적으로 유포했으며, 네티즌은 그녀에게 ‘나베’ (나경원+아베)라는 별명을 붙였다. 악플러 고소 건도 마찬가지다. 나꼼수는 박은정 검사의 증언을 바탕으로 나경원 남편의 재판 개입이 있었던 것처럼 선전했지만, 이것 역시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훗날 문재인 정권에서 친정권 검사로 맹활약한 박은정의 행적을 보면, 그녀가 당시 왜 그런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1억 피부과설’도 나꼼수 멤버인 주진우의 소설이었다. 나경원이 피부과에 간 것은 딸 때문이었고, 실제 지급한 비용도 550만원에 불과했지만, 주진우의 말은 많은 이들에게 전파되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이 당선되는 데 기여한다. 나경원 아들에 관한 의혹도 마찬가지다. 서울대 실험실을 빌리는 건 특혜일 수 있지만, 그녀의 아들은 자기 힘으로 연구해 논문 1저자가 됐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1저자를 차지한 조민과는 차원이 다르단 얘기. 하지만 조국사태 당시 좌파들은 “왜 나경원은 수사 안 하냐?”는 저급한 물타기를 했고, 안진걸이란 자는 이걸 빌미로 나경원을 14차례나 고발한 바 있다. 이런 반복적인 조작과 선동은 ‘이준석 당대표’라는 결과를 낳았고, 현 정부가 나경원에게 중요 직책을 못 맡기는 빌미를 제공했다.
좌파들의 선동은 지금도 계속된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의혹은 2013년 이미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권 후보로 부상하자 문재인 정권의 검찰들이 1년 넘게 이 사건을 털었지만, 기소는커녕 김 여사를 조사하지도 못했다. 사건 당시 김 여사가 증권 담당자에게 돈을 맡긴 91명의 전주(錢主) 중 한 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이런 결과는 너무도 당연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연일 김 여사가 주가조작의 주범이라 우기며, 특검까지 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떤 거짓말도 자꾸 반복하면 믿게 된다는 걸 나경원의 사례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미 무혐의로 끝난 한동훈 장관의 채널A 개입의혹이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탓”이라고 우기고, 아직 대학입시도 치르지 않은 그녀의 딸에게 입시비리 프레임을 씌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에 관한 기사가 나올 때마다 “비밀번호 까라” “응 네 딸 입시비리” 같은 댓글이 달리는 걸 보면, 그들의 집요함이 두려워지기까지 한다.
민족의 명절 추석이다. 모처럼 만난 가족들과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나면 위에서 소개한 김영민의 영상을 한번 돌려보자. 그리고 다짐하자. 좌파들에게 더는 속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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