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 걷어차도 소용없었다… 광견병 여우와 혈투 벌인 美여성
여성이 집 마당에서 통화하던 중 갑자기 나타난 여우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 여우는 광견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으며 여성은 곧바로 치료를 받았다. /트위터
미국에서 한 60대 여성이 광견병 걸린 여우와 치열한 맨몸 혈투를 벌이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29일(현지 시각) 여러 외신에 따르면 해당 영상 속 상황은 지난달 25일 뉴욕에서 발생한 것으로, 최근 여성의 가족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게시하며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유사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CCTV 화면을 편집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은 삭제된 상태다.
언론 보도를 통해 남아있는 영상을 보면 여우의 공격을 받은 여성 A(61)씨는 당시 자택 마당에 선 채 휴대전화로 통화하던 중이었다. 이때 뒤쪽에서 중형견 크기의 여우가 빠른 걸음으로 접근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어 여우는 A씨를 향해 매섭게 달려들었고 왼쪽 종아리를 덥석 물었다.
깜짝 놀란 A씨는 다리를 들고 여우를 떼어내려 애썼다. 몸을 이리저리 격하게 움직이고 발로 힘껏 걷어차 보기도 했다. 그러나 여우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A씨에게 돌진했고 바닥에 내팽개쳐진 뒤에도 다시 벌떡 일어나 공격했다.
A씨는 여우를 쫓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여우를 잡아 던지려다가 손을 물려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한참 계속된 공방 끝에 마침내 A씨는 여우를 내동댕이쳤다. 여우는 재차 공격 태세를 갖추며 다가왔지만 이웃 남성이 막대기를 들고 나타나자 도망가 버렸다.
집 마당에서 여우에 물린 여성이 혈투를 벌이는 모습. /트위터
여우는 다른 곳에서 또 사람을 공격하려다 포획당해 살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코넬대학 실험실에서 죽은 여우의 사체를 부검한 결과 광견병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손과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었으나 곧바로 백신 접종 등 관련 치료를 받아 큰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광견병에 걸린 여우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 조지아주에서는 3마리의 광견병 여우가 연달아 발견됐으며, 사람과 함께 있는 반려견을 공격한 사례도 있었다. 또 앞선 올해 4월에도 광견병 여우가 미 의회 의원을 포함한 최소 9명의 시민을 공격한 사건이 있었다.
광견병은 바이러스를 보유한 동물에게 물려 생기는 질병으로 급성 뇌척수염 형태로 나타난다. 야생에서 생활하는 동물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며 주로 여우, 너구리, 박쥐 등이다. 최근 몇 년 간 미국에서 발생한 광견병의 경우 대부분이 박쥐로 인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광견병에 걸리면 불면증, 불안감, 마비, 착란, 환각 등의 증상을 보이고 심한 경우 물에 대한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바이러스가 중추 신경계를 공격하기 때문에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발현 몇 주 만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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