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국가경제 위해 열심히 뛰겠다”… 회장 승진 여부에 관심
[광복절 특사] 사면·복권된 경제인 앞으로 경영 행보는
이재용 ‘5년 취업제한’ 족쇄 풀려… 신시장 개척·대형 M&A 나설 듯
신동빈 “위기 극복 힘 보태겠다” 바이오사업 등 37조 투자 가속도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경영복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재판을 마친 뒤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남강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2일 자신의 복권 소식에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취재진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 열린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따로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단체도 일제히 환영 논평을 냈지만 일각에서는 사면의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제계는 경제인 50여 명의 사면을 건의했는데, 이뤄진 사람은 단 4명이었다.
이재용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회장 승진하나
2017년 국정 농단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복권으로 ‘5년간 취업 제한’이라는 족쇄가 풀리는 만큼, ‘뉴삼성’ 구축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내부 조직 정비와 지배 구조 개편, 앞으로의 비즈니스 추진에서 이재용 스타일의 색채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연말 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4대 그룹 가운데 회장 타이틀을 달지 못한 총수는 10년째 부회장인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이번 복권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 자리에 다시 오를지, 현재 태스크포스팀(TF) 수준인 삼성의 컨트롤타워 ‘사업지원 TF’가 정식 조직으로 복원될 수 있을지도 관심 거리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주력 사업인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 육성과 신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그룹이 지난 5월 발표한 450조원 규모의 투자와 8만명 신규 채용 계획도 직접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이 부회장은 대폭 늘어난 투자액에 대해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6년째 멈춘 대형 M&A(인수·합병)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최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이 부회장의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게 M&A 부진의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에도 적극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그룹 주요 사장들은 국가별로 담당 지역을 정해, 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도 2009년 사면 뒤 해외 각국을 돌며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지원에 헌신한 바 있다.
신동빈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에 힘 보태겠다”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그룹도 신동빈 회장의 특별 사면·복권과 관련해 “사면을 결정해 준 정부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신 회장과 임직원들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5월 내놓은 앞으로 5년간 37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이행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CDMO) 사업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국내 공장 부지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다. 유통 사업군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롯데몰 송도(가칭) 사업을 추진 중이며 롯데몰 상암(가칭)도 설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신 회장의 글로벌 경영 활동에서도 제약이 해소돼 해외 사업 추진과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이날 복권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은 2018년 4월 가석방됐지만, 5년간 취업 제한 규정 때문에 경영 전면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지금처럼 경영 전반을 총괄하되, 장 회장은 미래 성장 산업 발굴, 대형 M&A 등 굵직굵직한 사안에 간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은진 기자 momof@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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