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기왕 늦은거 약주하며 만찬” 장제원에 전화... 文·尹 회동 막전막후
文·尹 회동 어떻게 성사됐나
같은 부산 출신으로 오랜 친분
유영민이 양측 1명 배석도 제안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이 28일로 확정될 때까지 물밑에서는 청와대 유영민 비서실장, 이철희 정무수석,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간의 조율이 긴박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받고 있다. 2022.3.10/뉴스1
이철희 수석은 지난 25일 오후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간 문제가 된 현안은 언급하지 않고 ‘조건 없는 회동’ 등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날 감사원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감사위원 임명 제청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뉴스가 나오고 4~5시간 후였다. 이에 장 실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 ‘당선인에게 보고하고 답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의 주요 걸림돌이었던 감사위원 인선 문제에 대해 감사원이 윤 당선인 측의 논리가 더 적절하다는 취지의 입장 표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됐고, 회동 조율도 물꼬가 트였던 셈이다.
26일에는 유영민 비서실장이 장 실장에게 한 번 더 전화를 걸었다. 부산 출신인 유 실장은 역시 부산 출신인 장 실장과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실장은 통화에서 장 실장에게 “이제 오이소” “얼른 보입시더” “이제 별문제 없다 아이가”라고 부산 사투리로 말을 건네며 당장 28일 회동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일정을 잡았다 무산된 지난 16일 회동은 배석자 없이 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단독 오찬 형태로 합의됐었다. 그러나 유 실장은 “기왕 늦어진 건데 짧은 오찬 말고 서너 시간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약주도 걸칠 수 있는 만찬 형태로 회동하자. 배석도 양측 1명씩 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28일 만찬에 유 실장과 장 실장이 배석하게 된 배경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모두 애주가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이 술을 곁들인 대화를 하면 훨씬 속 깊은 대화가 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성민 당선인 정무특보는 “양측 간 격한 말이 오가기도 했지만, 당선인은 ‘대화의 문’은 꼭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청와대 쪽도 이 수석에 이어 유 실장까지 나선 덕에 만찬 회동이 성사된 것”이라고 말했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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