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 정부는 과학방역… 항체조사로 지역·연령별 대책 마련”

안철수 “새 정부는 과학방역… 항체조사로 지역·연령별 대책 마련”

김승재 기자

 

재택치료는 대면진료로 전환
“5~11세는 부모가 접종 선택”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22일 “객관적 자료에 근거한 정책 결정으로 과학 방역을 하겠다”면서 새 정부의 방역 지침을 공개했다. 먹는 코로나 치료약인 ‘팍스로비드’의 복제약을 국내에서 생산하도록 제약사에 요청하고, 확진자 재택 치료를 대면 진료로 전환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여론조사식 표본 조사로 항체 양성률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방역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현 정부의 방역 정책을 “정치 방역”이라고 평가하면서 “여론에 따른 정책 결정을 해 여러 실수가 나왔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전날 인수위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한 새 방역 정책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팍스로비드 등 경구 치료제가 지금 굉장히 모자란다. 경구 치료제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전례는 없었지만 제약사에 요청해 특허에 대한 로열티(사용료)를 내고 국내에서 복제약을 만들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현재 확진자는 재택 치료를 하고 있는데, 1차 의료 기관인 동네 의원에서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며 “여론조사식 표본 조사로 항체 양성률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방역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좋겠다”고도 했다. 항체 검사는 코로나 진단 검사와 달리 의심 증상이나 확진자와 접촉이 없어도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있는지 조사하는 방식이다. 안 위원장은 “항체 양성률을 정기적으로 조사하면 연령대별, 지역별로 정확한 방역 정책을 세울 수 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이 강조한 ‘과학적 방역 대책’의 핵심은 정부가 가진 확진자 데이터나 백신 부작용 데이터 등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분석하겠다는 것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방역 정책을 데이터에 근거해 과학적으로 수립하고, 이 과정에서 여론이나 정치적 고려가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그렇게 되면 백신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도 완화할 수 있고, 백신 접종에 대한 선택권도 거기에 근거해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5~11세 백신 접종은 본인과 부모 선택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얼마 전 국내에서 휴대폰에서 나오는 전파의 특성만으로 실내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정확도 99.8%로 찾아내는 ‘디지털 접촉자 관리 시스템’이 개발되기도 했다”며 “데이터와 통계, IT 등을 활용한 과학적 방역 정책을 새 정부에서 시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고령이나 기저 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확진자에게 증상이 나타날 경우 최우선적으로 검사하고 치료받을 수 있게 하는 ‘패스트트랙’ 도입 계획도 밝혔다. 안 위원장은 또 코로나 방역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위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도 시행하겠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금융위원회에서 금융권과 조속히 협의를 완료해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할 것을 인수위 차원에서 요청할 계획”이라며 “빠르면 23일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김승재 기자 tuff@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