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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언의 '더 모닝'] 이상한 말, 나쁜 말, 무서운 말이 난무합니다

레이찰스 2021. 12. 13. 10:05

[이상언의 '더 모닝'] 이상한 말, 나쁜 말, 무서운 말이 난무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말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상한 말, 나쁜 말, 무서운 말이 난무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일본이 그런 태도를 취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 정치인이 종전을 위해서 노력하진 못할 망정 종전 협정, 정전의 종결을 반대하는 게 말이 됩니까? 친일파 해도 좋으나 그 친일의 결과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국익을 해친다면 그건 친일을 넘어선 반역 행위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한 말입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종전선언에 반대하는 정치인은 친일파이고 반역 행위를 한다는 것입니다. 일본이 반대하든 말든 한국인 누구나 종전선언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입니다. 1970, 80년대에 정부를 향해 독재를 한다는 비판을 하면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좌경, 용공 세력이 됐습니다.

· “우리나라 2차 접종 완료자 4100만 명 중 돌파 감염자는 7만여 명으로, 접종 완료자의 0.2%에 불과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0일에 한 말입니다. 2차 접종까지 받은 국민 4100만 명 가운데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0.2%라는 것입니다. 이날 ‘돌파 감염 0.2%’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온라인에 퍼졌습니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돌파 감염의 비율입니다. 요즘 확진되는 사람 중 2차 접종까지 받은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백신을 아예 맞지 않았거나 한 차례만 맞은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야 백신 효과를 추정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국민이 뭘 묻고 있는지 뻔히 알면서 ‘0.2%만 돌파 감염’이라고 합니다. 정부 관리가 이상한 숫자를 들이대며 국민을 현혹합니다.

· “개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확고히 보장하되, ‘모두를 위한 자유’와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에 비대면으로 진행된 민주주의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에서 한 말입니다. ‘모두를 위한 자유(freedom for all)’라는 말은 서구에서 인종, 성별 등에 따른 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문 대통령 연설에서 이 말은 그런 맥락과는 상관없이 개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공동체 전체 구성원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것을 ‘조화’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회의는 미국이 자유민주(liberal democracy) 진영 국가 지도자를 한 데 모은 것이었습니다.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개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나라들을 겨냥한 행사였습니다.

· “문항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교육과정 기준을 가지고 학생들의 성취 우열을 가늠하는 역할을 해낼 수 있었느냐 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지점이다.”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말입니다.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한 것입니다. 문제에 오류가 있다 해도 교육과정에 따라 학습한 학생은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달리 말하면, 창의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면 문제의 오류 때문에 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여도 대입 시험에 포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육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 “법을 위반한 영상물을 알고리즘을 통해 걸러내는 것은 이용자를 보호해야 하는 당연한 기술적 조치다.”

정춘숙 민주당 의원의 말입니다. 이른바 ‘n번방 방지법’에 대한 것입니다. 현재 일부 카카오톡 대화방에 관련 조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법 위반 영상물에는 타인 명예 훼손, 폭력, 동물 학대 등의 내용이 있는 영상물도 해당할 것입니다. 정 의원에 말을 확대 적용하면 앞으로 이런 것들 역시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걸러내야 합니다. 전달 또는 유포 전에 ‘알고리즘을 통해 걸러내는 것’은 검열이 아니라고 합니다. 정 의원의 말에 동의한다면 인터넷에서 특정 단어나 표현이 들어 있는 콘텐트는 보이지 않게 하는 이웃 나라 정부도 ‘이용자를 보호하는 당연한 기술적 조치’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과거나 현재의 이웃 나라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이상한 말들이 난무합니다. 듣다 보면 섬뜩한 느낌이 듭니다. ‘자유민주 국가에 살고 있는 것이 맞나?’라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나라가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걸까?’라는 질문을 속으로 자주 던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