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낮 서울 김포공항 상공에 초경량 비행기 ‘샤크 아에로’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활주로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비행기에서는 앳된 모습의 열아홉 소녀 자라 러더퍼드(벨기에·영국 이중국적)가 활짝 웃으며 내려왔다. 지난 8월 벨기에 코르트리크를 출발해 대서양을 건너고 태평양을 넘어 최연소 여성 세계일주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그가 중간 기착지 서울에 온 것이다. 그는 이날 오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북한 영공 바깥을 우회해 서울에 도착했다. 총 비행 시간은 여섯시간이었다. 주한 벨기에 대사관에서 직접 러더퍼드를 마중나갔다. 그는 지금까지 4대륙 열다섯나라를 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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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벨기에 코르트리크를 출발해 대서양을 건너고 태평양을 넘어 최연소 여성 세계일주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자라 러더퍼드(19세.벨기에·영국 이중국적)가 11일 중간 기착지 서울에 도착했다./자라 러더퍼드 페이스북
전체 여정 약 4만2000㎞의 절반 가까이를 소화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하늘길이 거의 막힌 상황에서 10대 소녀의 도전에 전 세계가 주목했고, 외신들은 그의 비행 소식을 시시각각 전했다. 유럽을 출발해 대서양을 건너 미주대륙을 들른 뒤 러시아까지 온 그는 당초 지난달 중순쯤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기상 상황과 입국 서류 준비 작업 등으로 한 달 가량 서울행이 늦어졌다. 이날 비행에서는 교신 장애 상황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지상 관제소와 교신할 주파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다가 중간쯤 와서 비행 중이던 KLM 항공 파일럿의 도움을 받아서 지상과 교신할 관제 주파수를 겨우 찾아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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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비행기는 8월 18일 벨기에 코르트리크에서 날아올랐다. 최연소 여성 세계일주 기록을 세우기 위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이후 영국과 그린란드를 지나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갔다. 이후 남쪽 카리브해를 따라 멕시코와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을 거친 뒤 캐나다 해안선을 따라 북상한 뒤 러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온 것이다. 하루 휴식을 취한 러더퍼드는 이르면 13일 전남 무안을 이륙해 대만 타이베이로 향한다. 이후 동남아와 인도, 중동을 거쳐 지중해를 지나 최초 이륙했던 코르트리크로 돌아가는 여정이다. 현재 최연소 세계일주 비행사로 기네스북에 오른 남성은 18세의 나이로 지난 7월 세계를 완주한 영국의 트래비스 러들로다. 최연소 여성은 2017년 세계일주에 성공한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샤에스타 와이즈(30)다. 예정대로 항공 일주를 마치면 그가 최연소 여성 부문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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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로 치면 고3인 그는 “또래 소녀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서”이번 도전을 시작했다고 했다. 러더퍼드는 “전 세계 민간 비행사의 5%만이 여성이고, 컴퓨터 과학자의 15%만이 여성”이라며 “내 또래의 소녀들과 젊은 여성들이 더 많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러더퍼드는 최근 미국 CBS TV와의 인터뷰에서 1928년 여성 처음으로 대서양 횡단에 성공한 비행사 어밀리아 에어하트(1897~1937)와 첫 흑인 여성 비행사이자 최초로 비행 자격증을 획득한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인 미국의 베시 콜먼(1892~1926)을 언급하며 “그들의 용기와 결단력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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