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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에 고사양 빌트인..오세훈표 공공주택 '질'로 승부 본다

레이찰스 2022. 2. 17. 18:58

84㎡에 고사양 빌트인..오세훈표 공공주택 '질'로 승부 본다

유엄식 기자 

주거면적 기준 17~59㎡→25~84㎡로 확대, 연령별 특화평면 도입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월 13일 오후 서울 모아타운 시범사업지인 강북구 번동에서 '모아주택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모아주택은 이웃한 다가구·다세대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를 모아서 블록 단위로 양질의 주택을 공동 개발하는 정비모델로 신축·구축 건물이 뒤섞여 있어 재개발 요건 충족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를 위해 도입됐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사진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조한 '고품질 공공주택' 밑그림이 나왔다. 최소 기준면적을 넓히고, 입주자 연령대와 가구원 수를 고려한 특화 설계를 도입한다. 소형 주택 위주로 공급 물량에 치중한 기존 방식과 차별화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서울시 주택정책실이 시의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급하는 공공주택 주거면적은 17~59㎡에서 25~84㎡로 확대되며, 계층별 특화 평면을 도입할 계획이다.

청년층이나 1인 가구에 공급하는 원룸형 공공주택은 최소 전용 25㎡ 이상으로, 신혼부부와 3인 이상 가구에 공급하는 주택은 방이 3개 이상 확보된 전용 59~84㎡ 위주로 공급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원룸형 공공주택은 전용 17~20㎡, 신혼부부와 3인 이상 가구는 전용 40~50㎡ 규모 주택 비중이 많아 "공공주택은 좁고 나쁘다"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주거 기준면적을 넓히면 같은 규모 부지라도 공급 물량이 줄어들 수 있지만, 품질 개선으로 입주자 만족도가 높아져 공공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점차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주자 맞춤형 특화 평면 계획도 추진한다. 예컨대 청년과 신혼부부가 입주하는 주택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수요가 많아진 홈트레이닝과 재택근무 등에 최적화된 설계를 반영하고, 고령자 대상 주택은 발코니를 정원으로 꾸미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주택 내부 조명과 난방 등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스마트홈 시스템 도입, 인덕션 등 고사양 가전 빌트인, 어린이집과 노인정 등 노유자시설에 UV(자외선) 살균기와 공기청정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올해 시는 공공주택 2만1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건설형 5500호(분양 600호, 보유 4900호) △매입형 5500호 △임차형 1만500호 등으로 분포됐다. 건설형은 SH공사가 직접 개발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며 매입형은 다세대, 빌라 등 비아파트 주택을 건설 사업자로부터 사들이는 방식이다. 임차형은 수요자가 임차 계약을 맺은 주택의 전세보증금 등을 저금리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최소 기준면적 확대 등으로 목표 공급량은 예년보다 감소했다. 올해 목표 공급량은 전년 실적(2만3000호) 대비 2000호 줄어든 수준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 SH공사 업무보고에서 "돈이 더 들더라도 시민들이 들어가서 살고 싶은 최고의 주택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내 공공주택 품질 개선을 주문했다.

이날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2016~2018년 공공택지 개발로 분양한 송파 오금 1·2단지, 구로 항동 2·3단지의 분양원가(토지조성비+건축비)가 975만~1076만원 수준이라는 분석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반값 아파트' 공급 방식으로 시내에 3억~5억원대 공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