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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6.5% 예금 잡아라” 노후자금 1억 들고 80대도 줄섰다

레이찰스 2022. 10. 29. 06:03

“연 6.5% 예금 잡아라” 노후자금 1억 들고 80대도 줄섰다

1·2위 저축은행, 예금 금리 최고 6.5%로 인상
[왕개미연구소] #내돈부탁해


“지금 대기자 수가 110명이에요. 4시간 정도 걸릴 텐데, 그래도 번호표 받고 기다리시겠어요?”(OK저축은행 직원)

28일 오후 12시반 서울 중구에 위치한 OK저축은행.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이 1년 만기 예금 금리를 연 6.5%로 하루 만에 확 올리자, 객장 안에 1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창구 직원들은 점심도 먹으러 가지 못한 채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OK저축은행이 1년 만기 예금 금리를 연 6.5%로 올리자, 서울 중구 지점 객장에 1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은행 업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 영업시간이 끝나도 유효한 번호표만 갖고 있으면 예금 가입은 반드시 진행해 드린다”면서 “오늘은 1년짜리 예금 금리가 6.5%이지만 다음 주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 와서 이미 1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다는 80대 은퇴 생활자 A씨는 “인터넷뱅킹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다지만 나는 휴대폰 사용이 어렵고, 저축은행은 1인당 5000만원까지만 예금자 보호가 되어서 명의를 쪼개 가입하려면 직접 창구에 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A씨는 “노후자금으로 1억원 있는데 오늘 6.5%짜리 예금에 3000만원씩 2개 가입하고 나머지 금액은 추이를 봐가면서 넣을 생각”이라며 “원금은 보장되면서 세금 다 떼여도 한 달 이자로 46만원은 나오니까 국민연금보다 쏠쏠하다”고 했다.

옆에 앉아 있던 중년의 주부는 “열흘 전에 바로 여기에서 4.25%로 예금에 가입했는데 오늘부터 6.5%로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기존 꺼는 해지하고 재가입하려고 바로 달려 왔다”고 말했다. 객장 대기 고객들에게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하는 SB톡톡 앱을 다운받으면 기다리지 않고 6.5% 예금에 가입할 수 있다”고 직원들이 알려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전국에 있는 79개 저축은행이 마치 수건 돌리기라도 하듯 하루씩 돌아가면서 고금리 특판을 내놓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눈치싸움을 해야 하니 피곤하고, 저축은행 직원들도 업무에 지치는 등 사회적인 비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날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도 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모바일뱅킹 앱인 ‘사이다뱅크’에서 가입할 수 있는 1년짜리 복리정기예금(변동금리) 금리를 종전 4.75%에서 1.15%포인트 인상해 연 5.9%를 제공한다.


저축은행은 1인당 원금과 이자를 다 합쳐 5000만원까지만 예금자 보호가 된다. 만약 1년 만기 상품의 이자가 연 6.5%라면, 원금은 4700만원 정도만 넣어야 안전하다. 또 만기가 3~5년으로 긴 고금리 예금에 가입하는 경우, 이자를 한꺼번에 받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연 2000만원)에 해당되어 불필요한 세금 납부 대상자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재테크 전문가 박현욱(필명 슈엔슈)씨는 “저축은행 예금은 예금자 보호 대상이지만 문 닫는 경우 실제 원금을 돌려받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려 마음 고생이 심할 수 있다”면서 “부도가 나도 1인당 원금 2000만원까지는 바로 돌려주므로(가지급금), 자금 경색 등이 불안하다면 2000만원씩 쪼개서 가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등 불확실한 요소가 많은 만큼, 장기 고금리 예금에 가입한다면 목돈을 쪼개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목돈 2000만원을 1000만원씩 2개 예금으로 가입하면 세금 등 불리할 때 하나만 깨면 되니까 손해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