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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체코엔 '차'·폴란드엔 '방산'..맞춤 패키지로 K원전 수출한다

레이찰스 2022. 10. 11. 06:10

[단독]체코엔 '차'·폴란드엔 '방산'..맞춤 패키지로 K원전 수출한다

세종=조규희 기자
한국전력은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3호기가 최초임계에 도달해 내년 상반기 상업운전을 목표로 출력상승시험 등 공정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UAE 원전 3호기 전경. (한국전력공사 제공)/사진=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체코와 폴란드, 영국, 핀란드, 네덜란드 등 원전 수주 가능성이 있는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맞춤형 패키지' 원전 수출 전략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산업 생태계 △에너지 수급 현황 △안보 위기 상황 등을 파악해 나라별 외교·경제·안보 상황에 필요한 솔루션까지 제공하면서 원전 수출길을 넓히기 위해서다.

10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원전 수주 대상국별 수출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국가별 맞춤형 원전 수출 전략 작성에 착수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체코 △폴란드 △영국 △터키 △핀란드 △네덜란드 등에 적합한 국가별 패키지 지원 전략을 세워 원전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 삼았다. 연구기간은 최대 4개월로 전략 수립 대상 국가는 산업부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변동·추가될 수 있다.

 

통상 원전 수출은 기술력과 가격뿐만 아니라 외교·방산·안보·경제 등과 관련한 다각적 협력·지원 조건이 수반되는 국가적 사업이다. 실례로 우리나라가 수주한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사업 수주전에서 UAE 측은 원전 경비를 위한 파병을 요청했고 우리 정부는 UAE 군사훈련협력단(아크부대) 파병으로 화답, 양국간 군사협력으로 이어졌다.

우리 정부의 복원전 시험대인 체코와 폴란드에서도 맞춤형 패키지 전략이 수주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 6월 체코에서 요젭 시켈라 체코 산업부 장관을 만나 체코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산업에서의 다각적 협력을 논의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지빌리티 등 우리 원전 기업 역시 체코 원전사업 공동 참여를 주요 내용으로 체코 산업계와 설계·제조·건설 등 원전 분야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한수원은 체코의 국민스포츠인 아이스하키 팀을 후원하는 등 다방면에서 'K-원전 세일즈'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폴란드는 자국 안보 위기에 대응을 위해 K2 전차, K9 자주포 등 국산 무기의 구매가 이어지고 있고, 양국의 방산 분야 협력이 원전 수주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의 경우 지난달 봅커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교부 장관이 방한해 "네덜란드 내 2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원자력산업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고 핀란드는 2025년부터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정부는 현재 원전 수주전이 시작된 체코·폴란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도 새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한 영국·네덜란드·핀란드에 대한 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또 최근 3조원대 수주에 성공한 이집트 원전 설비 공사처럼 원자로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수주를 통해 우리 원전 생태계 복원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별 국가개발 계획과 원자력 규제 현황, 시장 현황·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분석을 실시하고 산업·경제·문화 등 분야별 협력 수요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별 국가의 분석 자료를 토대로 민·관 협력해 국가별 패키지 지원 전략과 구체적 이행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