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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권 NH선물서도 7조원대 ‘수상한 외화송금’ 적발

레이찰스 2022. 10. 10. 19:13

비은행권 NH선물서도 7조원대 ‘수상한 외화송금’ 적발

금감원 “김치 프리미엄 거래 의심”
증빙 필요없는 ‘투자금회수’로 송금
다른 선물-증권사도 유사거래 조사

 

금융감독원. News1 DB10조 원 규모의 이상 외화 송금이 발견된 은행들에 이어 NH선물에서도 7조 원이 넘는 이상 외화 송금 사례가 적발됐다. 금융당국은 다른 선물사나 증권사에서도 비슷한 거래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9일 NH선물에서 거액의 이상 외화 송금 거래가 발생한 정황을 파악하고 지난달 19일부터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NH선물에서 2019년 8월부터 올 7월에 걸쳐 발생한 이상 외화 송금 규모는 50억4000만 달러(약 7조2000억 원)에 이른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법인의 이상 외화 송금 거래 혐의를 확인하고 수사기관과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조사 결과 중국 국적의 외국인 투자법인 대표가 원-달러 선물거래 명목으로 NH선물에 법인 명의의 위탁 계좌를 만들어 외화 송금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자금 인출→외국인 투자법인 계좌에 모음→NH선물에 개설된 법인 위탁 계좌로 이체→NH선물이 은행에 개설한 투자전용 대외계정을 통해 외국인 투자법인의 미국 계좌로 송금’ 과정을 거쳤다.

금감원은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중개업자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에 나서면서 이 같은 외화 송금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외화 송금의 95% 이상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달아올랐던 지난해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은 앞서 은행 12곳을 검사해 현재까지 총 72억2000만 달러(약 10조3000억 원) 규모의 이상 외화 송금 거래를 확인한 바 있다. 금감원은 가상자산 차익거래를 위해 가상자산 매각 대금을 국내에 모아서 해외로 송금했다는 점에서는 NH선물과 은행권 외화 송금이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NH선물에서는 국내 무역법인이 아니라 외국인 투자법인이 송금 주체였고 증빙이 필요한 사전 송금 방식 대신 증빙이 필요 없는 투자금 회수 형태로 외화가 송금된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선물사, 증권사에서도 유사한 거래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