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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소멸로 알프스 국경선까지 흔들

레이찰스 2022. 9. 19. 05:48

빙하 소멸로 알프스 국경선까지 흔들

유원중

https://tv.kakao.com/v/432076741

 

[앵커]

기후 변화로 알프스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는 보도,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요.

산 정상 부근의 빙하가 녹으면서 이탈리아와 스위스, 두 나라 사이 국경선에도 혼란이 일고 있습니다.

스위스 체르마트에서 유원중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알프스산맥 4천 미터에서 시작하는 체르마트 스키 리조트.

저 멀리 산 능선에 체르비니아란 이름의 산장이 보입니다.

40년 전에 이탈리아 땅에 지어진 대피소 겸 산장입니다.

빙하가 녹아 수많은 얼음 절벽이 생기면서 지금은 갈 수 없는 상태.

제가 있는 곳이 스위스 땅이고 저기 보이는 빙하 끝자락 너머가 이탈리아 땅인데요.

빙하의 빠른 소멸은 두 나라의 국경선에도 작은 불협 화음을 만들어냈습니다.

산 능선을 따라 설정된 두 나라 국경.

문제는 과거 산장보다 높았던 빙하가 녹아 지금은 산장보다 낮아졌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자 산 정상을 따라 설정한 국경선에 변화가 생겼고 산장의 절반은 스위스 땅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졌습니다.

[블레즈 버리앙/알프스 전문가이드 : "원래는 이탈리아였지만 최근 빙하의 소멸로 국경을 정하기가 모호해진 거죠."]

수 천 미터 산 정상에서 몇 미터의 국경선을 가리는 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그 지역이 대규모 관광지로 개발되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아직 국가적인 문제로 비화 되지는 않았지만 스위스 측 체르마트 시장은 일부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터 새몬즈/영국 UCL 대학 교수 : "알프스 지역의 온난화 속도가 전 지구 평균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습니다."]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빙하의 소멸이 고산 지역의 국경선을 얼마나 바꾸어 놓게 될지 아직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체르마트에서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최창준/자료조사:안소현

유원중 기자 (iou@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