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포격에 놀라 탈출한 침팬지, 사육사 설득에 돌아왔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한 동물원에 있던 침팬지 치치가 포격 소리에 놀라 달아난 뒤 사육사를 만난 모습. 사육사는 자신이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침팬지에게 입혀줬다. /트위터
계속된 전쟁 속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 포격 소리에 놀라 동물원을 탈출한 침팬지 한 마리가 사육사와의 교감 끝에 집으로 돌아가는 영상이 공개돼 감동을 안기고 있다.
7일(현지 시각) 가디언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 동물원 펠드만 생태공원을 탈출한 침팬지의 이름은 ‘치치’다. 치치는 러시아군 포격에 놀라 무너진 담을 넘어 동물원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는 인근 공원과 거리를 한참 배회했다.
치치를 보살피던 사육사와 관계자들은 곧장 치치를 찾아 나섰다. 얼마 후 사육사는 공원 한복판에서 치치를 발견한다. 언론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치치가 팔 벌려 자신을 맞이하는 사육사를 보고는 반갑게 달려가 안기는 모습이 나온다.
사육사가 탈출한 침팬치 치치 옆에 앉아 돌아가자고 설득하는 모습. /트위터
이어 둘은 나란히 앉아 목소리와 몸짓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사육사는 동물원 쪽을 손으로 가리키며 돌아가자고 했고 치치는 고민하는 표정을 짓는 듯했다. 가기 싫다는 듯 고개와 몸을 휙 돌리기도 한다. 그러자 사육사는 치치의 등과 어깨를 쓰다듬으며 설득한다.
또 사육사는 자신이 입고 있던 노란색 외투를 벗어 치치에게 입혀주기도 했다. 사육사가 외투를 들고 있는 동안 치치는 한 쪽씩 팔을 넣었다. 그렇게 옷을 건네 입은 치치는 고마움을 표시하듯 양팔을 벌렸고, 사육사는 그런 치치와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탈출했던 침팬지 치치가 사육사 설득 끝에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는 모습. /트위터
이번 탈출 소동은 치치가 무사히 동물원으로 돌아가며 마무리됐다. 영상 말미에는 치치가 사육사가 끌어주는 자전거에 올라탄 채 이동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과정을 본 네티즌들은 “감동적이고 뭉클한 장면” “사육사를 향한 치치의 애정과 신뢰가 느껴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많은 수의 동물들이 목숨을 잃었다. 펠드만 생태공원 측은 러시아군 공격을 피해 대피하는 과정에서 100여 마리의 동물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그중에는 치치와 함께 지내던 침팬지 1마리와 오랑우탄 2마리도 포함돼있다. 또 이를 돕던 자원봉사자 6명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문지연 기자 jym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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