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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원전 수주에.. 원전 기업들 "르네상스 온다" [리셋! 에너지 안보]

레이찰스 2022. 9. 7. 06:27

이집트 원전 수주에.. 원전 기업들 "르네상스 온다" [리셋! 에너지 안보]

김지애
UAE 바라카 원전 전경

장기간 일감에 목말라했던 원전업계에서는 이번 이집트 원전 수주가 향후 원전 산업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앞두고 있는 해외 원전 수주전 뿐 아니라 국내 원전 시장 회복 여부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이집트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 수주로 국내 원전업계는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이집트 엘다바 건설사업의 주 시공사 역할을 할 예정이며,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분야 전체 협력사는 806곳이다. 국내 원전업계가 해외에서 조단위 일감을 수주한 건 2009년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3년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중동권으로 볼 수 있는 UAE에 이어서 중동에서 또 한번 수주를 했다는 데 의의가 있고 조만간 원전사업을 추진하는 사우디 원전 수주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원전 수주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현재 체코와 폴란드, 루마니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의 원전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체코는 2036년 준공을 목표로 올해 말까지 입찰서를 접수하고 내년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한수원은 지난 4월 폴란드에도 원전건설 사업제안서를 제출했으며, 루마니아 원전 사업에서도 한국과 미국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국내 건설사들도 ‘원전 르네상스’ 본격화에 대비해 풍부한 시공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역량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은 최근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 해체 및 사용 후 핵연료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고도화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시공에만 일부 참여해 수주 규모가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에는 한국전력기술이 설계를 맡았고, 두산에너빌리티(전 두산중공업)가 발전시설 제작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시공을, 한수원이 운전 및 운영지원을 맡는 등 국내 기업들이 사업 전반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나 터빈 등 핵심 기자재는 공급하지 않으며, 터빈건물 시공에만 참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2차 건설에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것이므로 UAE 원전 수출 당시의 규모에 비교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한국이 UAE 이후에는 해외원전 일감이 아예 끊겨 있었는데, 업무 규모를 떠나서라도 또 다른 해외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게 다른 해외 원전 수주전에도 좋은 영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한편으로는 해외 일감 수주뿐 아니라 국내 에너지 정책 변화와도 맞물려 국내 원전 시장 또한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최근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는 2030년 원전 비중을 32.8%로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정부 정책에 따라 원전업계의 부침이 있었는데 최근 정부에서도 전력계획에서 원전 비중을 기존보다 높이기로 갈 것으로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도 원전업계 일감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