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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질문에 한동훈 답변 회피?… ‘떡실신’ 짜깁기 영상 보니

레이찰스 2022. 8. 31. 06:18

이탄희 질문에 한동훈 답변 회피?… ‘떡실신’ 짜깁기 영상 보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광복절 특사 관련 질문을 받고 답변하고 있다. /유튜브

최근 온라인에서는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지난 광복절 경제인 특별사면에 관한 질의를 하자, 한 장관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져나갔다. 반(反)보수 진영은 이 영상에 환호했다.

 

그러나 이 영상은 교묘하게 편집된 것으로, 실제 한 장관의 전체 답변과는 달랐다.

최근 딴지일보 등 반보수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한동훈 떡실신’ ‘한동훈 근황’ 등 제목의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왔다. 이탄희 의원이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광복절 특별사면과 관련해 한 장관에게 질의하는 내용으로,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59초짜리 ‘쇼츠’ 영상을 편집한 것이다.

해당 영상을 보면 이 의원은 이번에 사면된 강덕수 STX 그룹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하나하나 열거한 뒤, 이들 사면이 경제 활성화나 경제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어 한 장관에게 “이런 부분에 특별히 문제 의식은 혹시 없으시냐”고 묻는다. 영상과 편집된 사진에서는 이 질문에 대해, 한 장관이 “제가 뭐 논리적인 설명을 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입니다”라고 답변하는 것으로 끝난다. 답변을 회피하고 얼버무린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졌다.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이탄희(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유튜브

 

이런 게시물에 네티즌들은 “논리적 판단도 못하면서 중범죄자들을 무슨 이유로 사면하느냐” “증거 조작이나 하고 압수수색으로 가족, 친지까지 괴롭히면서 없는 죄 뒤집어 씌우는 검사 나부랭이가 판사 출신 엘리트하고 ‘말빨’로 상대가 안 되지” “이익과 관련이 있는 자들만을 위한 사면이었으니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겠지”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 의원에 대한 찬사의 댓글도 달았다. “논리 전개가 민주당 다른 법사위원들과는 다르게 날카롭다” “이탄희는 기대가 되는 정치인” 등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실제 상황은 영상과는 달랐다. 무엇보다 한 장관이 “논리적으로 설명드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대답한 자체가, 사면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당시 한 장관의 답변은 이랬다.

“제가 진솔하게 제 말씀을 드리자면 검사로서 일할 때의 기준이나 철학을 정무직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대통령의 스탭으로 일하면서 그걸 다 관철하거나 그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번 사면은 대통령께서 경제라든가 서민을 어떻게든 살려 보는 범위 내에서 국민 여론을 충분히 보시면서 결단하신 거다, 이 정도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사면에 대해서는 제가 사법 작용 내지 준사법 작용을 한 것이 아니라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보조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하나하나 판단에 대해서 제가 논리적인 설명을 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보입니다.”

한 장관은 사면에 대해 원칙적인 답변을 하면서, 사면권자인 대통령의 판단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를 사면 자체에 대해 ‘논리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것처럼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답변의 앞뒤를 교묘하게 잘라서 왜곡한 것으로, 상황을 완전히 조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묵 기자 not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