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영상도 배경음악도 없어… ‘정치쇼 안한다’ 尹생각 반영
[尹대통령 취임 100일] 각본없이 54분 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전 조율 없이 이뤄졌고, 윤 대통령은 20분간의 모두 발언에 이어 34분간 12개의 질문을 받았다. /대통령실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장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때까지 있었던 단골 메뉴들이 없었다. 기자단과의 사전 질문 조율, 원고를 띄우는 프롬프터 장치, 국정 홍보 영상물 없이 진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격식 없이 국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전했다.
자주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쯤 원고를 직접 들고 나와 20분간 모두 발언을 했다. 이어 34분여간 이어진 질의응답은 대통령실과 기자단 간 사전 조율 없이 이뤄졌다. 과거에도 질문 내용과 질문자는 기자단이 정했지만, 일부 회견의 경우 기자들이 정한 질문지가 사전에 대통령실 측에 전달되기도 했었다. 질문자 선정은 강인선 대변인이 무작위로 지목하는 방식이었다. 과거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기자회견) 때 민감한 질문이 나오면 목소리를 다소 높이던 모습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강 대변인이 말미에 기자회견을 끝내려고 하자 “아 잠깐만 아까 그 뭐야”라며 산업 현장에서 노조 투쟁과 관련한 질문에 추가 답변을 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평소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이 일하는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에서 열렸다. ‘취임 100일 대통령에게 듣는다’ 문구가 새겨진 백드롭(배경 현수막) 말고는 이번 회견을 위해 따로 설치한 것은 없었다. 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20여 명이 참석했다. 여권 관계자는 “홍보 효과는 떨어지겠지만 쇼 같은 것은 안 하겠다는 윤 대통령 생각이 반영된 기자회견”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기자회견은 여러 가지로 문재인 전 대통령 때와 대조적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엔 통상 쓰이던 청와대 춘추관 회견장이 아닌, 대형 행사장인 영빈관에서 열렸다. 당시 영빈관에는 대형 스크린 2개가 설치돼 문 전 대통령의 입장 전과 모두 발언 후 국정 홍보 영상물이 상영됐다. 당시 청와대는 질문 주제에 대해서만 외교·안보, 정치, 경제, 사회 분야 등 순으로 진행하기로 기자단과 사전 조율했고, 질문 내용은 사전 조율 없이 이뤄졌다. 문 전 대통령은 7분간 모두 발언 때는 프롬프터를 번갈아 보며 읽었고, 50여 분간 이어진 질의응답 땐 원고 없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 입장, 퇴장 시엔 배경음악이 나왔고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이 행사는 탁현민 당시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담당했었다.
주형식 기자 see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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