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여론조사때 60대·70대 구분 않으면 尹 지지율 높아진다?
이웅이준석 "나누지 않으면 (윤 대통령에 긍정적인) 70대 응답이 많이 반영돼"
최근 여론조사 결과 보면 반대의 경우도 많아..연관성 찾기 어려워
전문가들, ARS냐 전화면접이냐에 따라 지지율 차이 크다고 지적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6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과 관련해 "어떤 여론조사는 60대, 70대 따로 조사하고 어떤 조사는 60대 이상으로 묶는데 결과가 극명하게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지율이 20%대로 나오는 것들은 보통 60대랑 70대를 분리해서 조사하는 경우가 많고, 지지율이 30% 이상 나오는 경우는 60대 이상으로 묶어 조사해서 70대가 많이 응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최근 60대도 부정적 반응이 많아졌지만 70대에선 여전히 긍정적 반응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60, 70대를 구분하지 않고 '60대 이상'으로 묶어 조사하면 70대의 응답 비중이 더 크게 반영돼 전체 지지율이 높아진다는 뜻으로 들린다.
실제로 최근 국정운영 지지율 조사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까?
대통령 취임 첫 공식 기자회견 지켜보는 공무원들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2022.8.17 kjhpress@yna.co.kr연합뉴스는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전국 단위 국정운영 여론조사 19건을 비슷한 조사시기별로 나눠 모두 살펴봤다.
조원씨앤아이가 CBS 의뢰로 13∼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율은 32.9%였으나, 한국리서치(12~14일·KBS 의뢰)와 코리아리서치(12~13일·MBC) 조사에서는 각각 28.0%와 28.6%를 기록해 차이를 보였다.
한국리서치와 코리아리서치는 60, 70대를 구분해 조사한 반면 조원씨앤아이는 60대 이상으로 묶어 조사했는데, 이 전 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부합하지 않는 반례도 적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리얼미터는 같은 시기 연령 구분 방식을 달리해 두 차례 조사했는데 결과는 반대였다. 지난 8~12일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실시한 조사는 60, 70대를 구분했는데 지지율이 30.4%를 기록한 반면 에너지경제가 의뢰한 11~12일 조사는 60대 이상으로 묶어 조사했음에도 29.4%로 더 낮았다.
지난 8~10일 진행된 케이스탯리서치(엠브레인퍼블릭 의뢰) 조사는 60, 70대를 구분했는데 지지율이 28.0%였고, 같은 날짜에 이뤄진 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 의뢰) 조사는 60대 이상으로 묶었으나 지지율은 27.0%로 더 낮게 조사됐다.
그보다 앞선 조원씨앤아이(7월 30일~8월 1일·스트레이트뉴스)와 리서치뷰(7월 30~31일·자체 의뢰)의 조사 결과를 봐도 60, 70대를 구분하지 않은 조원씨앤아이는 29.8%였던 데 반해 60, 70대를 나눈 리서치뷰는 30.0%였다.
이에 비춰보면 실제 여론조사 시 60, 70대 연령 구분 여부와 지지율 사이의 의미 있는 연관성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론 조사 (PG) [김토일 제작] 일러스트리얼미터의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쟁과 분단을 경험한 70대는 70~80년대 청장년기를 보낸 60대보다 이념적으로 보수적이고 정치적으로 완고해 현 정부 국정평가에 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실제 여론조사에선 60, 70대 연령 구분 여부가 통계적 유의성을 가질 정도는 아니고 60대 이상으로 묶는 경우도 조사가 편중되지 않게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조사 기관들은 일정한 표본비율에 따라 설문조사를 한 뒤 성별·연령대별·지역별 가중값을 적용해 지지율을 산출하는데, 60, 70대의 가중값 적용 기준은 구분 여부에 상관없이 합쳐서 30% 전후로 비슷하다.
여론조사별 지지율 차이는 60, 70대 연령 구분 여부보다 자동응답시스템(ARS·Auto Response System) 이용 여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정지연 한국갤럽 이사는 "가장 큰 차이는 ARS와 전화면접의 차이"라며 "기계음을 듣고 번호를 누르는 ARS 조사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끝까지 응답을 완료할 만큼 참여 경향이 강한 양극단의 정치 고관심층 의견을 과다 반영해 의견 유보층의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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