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압수수색 30분 만에 끝나. 휴대폰과 수첩 5개 가져갔다"

박지원 "압수수색 30분 만에 끝나. 휴대폰과 수첩 5개 가져갔다"

현화영 

"(검찰) 국정원의 서버를 삭제 지시했다면서 왜 저희 집을 압수수색하냐? 겁주고 망신 주려고 하는 것"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6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을 마치고 여의도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6일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박 전 원장이 “휴대전화와 수첩 5개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검찰 압수수색 종료 후 자택 앞에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에 “검찰 한 분과 수사관 두 분이 나와서 저희 집을 압수수색했다”면서 “(제가) 방송 출연을 앞두고 있어 변호인에게 대신 입회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약 30분에 걸쳐 압수수색했는데 휴대전화와 수첩 5개를 가져간 것이 전부”라며 “굉장히 예의를 갖춰서 압수수색을 했고 특별히 불만은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정원 서버를 지웠다는데 왜 우리집을 압수수색하나?”라고 물으며 “제가 국정원의 비밀 문건을 가지고 나왔는지를 찾았던 것 같다. 그런 건 없기 때문에 수첩 5개와 휴대전화를 가져갔다. 이제 기자들 연락이 안 온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압수수색 이후 출연한 방송에서도 “(혐의 내용이) 전 국정원의 서버를 삭제 지시했다는 건데 왜 저희 집을 압수수색하느냐”며 “겁주고 망신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을 개혁한 저를 정치적 잣대로 고발하고 압수수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이날 박 전 원장을 비롯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및 전 국정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주요 피의자 자택과 사건 관계자들 주거지 및 사무실 등 총 10여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앞서 박 전 원장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국정원으로부터 국정원법상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고발 당했다.

국정원은 박 전 원장이 2020년 9월 사망한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표류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첩보 보고서를 실무자에게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