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정책 매번 실패… 완전히 판 뒤집어야”
조영태 교수 “정년연장하고 지방 생활환경도 개선해야”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조선일보 DB
“지금은 인구가 줄어 대학 1학년 입학 정원이 40만명대입니다. 하지만 대학의 모든 시설과 인력은 70만명대이던 시절에 맞춰져 있어요. 대학은 예산을 메우기 위해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고, 교육은 파행으로 치닫게 되죠. 그렇다면 입학 정원이 20만~30만명대가 될 18년 뒤를 미리 내다보고 대학 제도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겁니다. 말하자면 사회 전반이 인구 절벽을 대비해 판을 뒤집자는 거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구와 미래전략TF’에서 공동자문위원장을 맡았던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8일 본지 인터뷰에서 “전(前) 정부가 주도했던 (핀셋 방식의) 출산율 제고, 고령화 방지 정책은 눈앞에 닥친 현상을 무마하는 데 목적을 뒀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정부는 암울한 미래를 대대적으로 바꿀 새로운 정책들을 기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가 꼽은 ‘새로운 정책’의 예시는 정년 연장과 연령규범 완화, 지방 생활 공간 개편 등. 현재 정책과 제도는 대부분 인구 규모가 커지던 고도 성장기에 마련된 만큼 인구 감소기에는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 수 있다. 따라서 세수(稅收)를 확보하고 재정을 튼튼히 하며 지역·세대·집단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 제도를 선제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구정책기본법 제정 등) 그가 과거 인수위 때 인구 문제의 대안으로 제시했던 제도들은 아직 구체화된 게 없다. 그는 “아직 인구 문제를 겨냥해 나온 정책은 없지만, 새 정부가 내세운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 과제는 그 자체로 인구 생태계를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금 시점에서는 그 어느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게 없습니다. 인구 문제가 점점 모든 분야와 연계되고 있거든요.”
그는 현 정부에 빠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정부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지 않으면 인구 문제 개선은 불가능해집니다. ‘새판 짜기’가 늦어질수록 새로운 문제들이 불거져 나올 겁니다.”
안영 기자 anyo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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