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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듬으면 멍멍… 일본선 ‘AI 로봇 반려견’ 인기

레이찰스 2022. 7. 26. 08:01

쓰다듬으면 멍멍… 일본선 ‘AI 로봇 반려견’ 인기

300만원선… 사람의 지시 따라
“치매 노인에게도 좋은 친구”

 

지난달 23일 일본 나고야시의 소니 매장에 설치된 '아이보 포토 스팟'. '견주'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기르는 아이보의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인증하고 있다. /트위터

일본 아이치현 고타는 지난달 20일 지자체 청사 내 카페에 반려견 로봇인 소니 ‘아이보’를 위한 놀이터를 조성했다. 3m 너비의 육각형 인공 잔디밭을 만들고, 카페 구석에는 빨간 지붕의 아이보 전용 집을 설치했다. 고타는 소니의 아이보 생산 공장이 위치한 곳으로, 아이보 ‘견주’들 사이에서 ‘아이보의 고향’으로 불린다. 고타 정부는 최근 아이보 견주들이 반려견 로봇을 데리고 고타를 방문하는 경우가 늘자 관광 명소를 만들어 홍보에 나섰다.

아이보는 일본 소니가 1999년 출시한 세계 최초 반려 로봇으로, 요즘 판매되는 제품은 2018년 인공지능(AI)을 탑재해 출시한 버전이다. 이전 아이보는 프로그램된 대로 단순한 동작만 가능했지만 새 아이보는 사람의 지시를 이해하고 교감할 뿐 아니라 22개 관절로 개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구현한다. 가격은 AI 업데이트 구독 패키지를 포함해 300만원 수준이지만 일본에서는 없어서 못 판다. 국내에서도 500만원대에 직구 가능하다. 최근 소니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휴대폰 앱을 이용해 아이보에게 가상으로 간식을 먹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정판 액세서리도 출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회사들도 AI를 탑재한 로봇 반려견을 출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20년 6월 로봇견 스팟을 출시했다. 샤오미는 작년에 로봇 개 ‘사이버독’을 선보였다. 사이버독은 터치 초음파 센서, 카메라 등 11개의 센서를 장착해 장애물을 피하며 움직이는 것은 물론 주인 얼굴을 인식해 따라다닐 수도 있다. 가격도 20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로봇 반려견은 고령화가 심각한 선진국에서는 노인들을 위한 서비스로도 주목 받고 있다. 미국 로봇 기업인 톰봇이 개발한 반려견 로봇 제니는 톰 스티븐슨 톰봇 최고경영자(CEO)가 치매를 앓는 어머니 곁에 두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골든 리트리버를 닮은 제니는 사람이 만지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멍멍’ 짖기도 한다. CNN방송은 “개를 키우기 힘든 노인 환자들이 로봇 반려견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치유를 얻는다”고 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인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로봇 반려견 시장 규모 2026년 9억14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벌찬 기자 b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