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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간 폭스·휴 잭맨도 빠졌다…한류 타고 美 홀린 '진격의 김치'

레이찰스 2022. 3. 30. 08:52

메간 폭스·휴 잭맨도 빠졌다…한류 타고 美 홀린 '진격의 김치'

중앙일보

한국 김치가 서구권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시아인뿐 아니라 전통 한식이 낯선 서양인의 입맛 공략에 나섰다.

29일 가동을 시작한 대상의 미국 김치공장에서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대상]

특히 서구권에서 김치를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김치 수출국인 일본의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보다 12.7% 늘었는데 미국은 22.5%, 유럽은 24.9%로 증가 폭이 훨씬 컸다. 특히 지난해 미국 김치 수출액은 2825만 달러(약 344억원)로 2017년 대비 3배 수준이다.

대상, 미국 내 첫 한국 김치 공장 완공

이에 국내 김치 업체들도 미국을 중심으로 서구권 공략에 나섰다. 29일 대상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City of Industry)에 1만㎡(약 3025평)규모의 김치 공장을 완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첫 한국 김치 공장이다. 약 200억원을 투입한 이 공장에선 연간 2000t의 김치를 생산할 수 있다.

이곳에선 일반 김치를 비롯해 비건(채식주의) 김치, 백김치, 비트김치, 피클무, 맛김치, 양배추 김치 등 10가지 김치를 만든다. 미국 내에서 판매하는 김치 브랜드도 종가집이 아닌 종가(Jongga)로 바꿨다. 현지인들이 발음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다.

29일 가동을 시작한 대상의 미국 김치 공장. [사진 대상]

CJ제일제당도 서구권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캐나 등 북미 지역의 비비고 김치 수출액은 전년보다 40% 늘었다. 글루텐 프리(Gluten Free), 비건 등 미국 현지 문화를 반영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젓갈을 사용하지 않고 100% 식물성 원료로만 만든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를 지난해 12월 호주‧싱가포르에 출시했다.

K-팝 등 한류 타고 서구권 침투 

서구권에서 김치가 인기를 끄는 데는 K-팝 등 한류 영향이 크다. 한국 아이돌이나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김치를 먹는 모습을 접한 서양인들이 호기심을 느끼며 김치를 찾는다.

지난해 3월 중국에서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는 영상이 공개된 이후 중국산 김치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김치협회는 ‘대한민국 김치’를 세계 각국에 상표로 등록하는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지리적 표시제는 특정 상품의 명성이 그 지역만의 특성 때문에 생겼다면 해당 원산지의 이름을 상표권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한국 김치에 인증마크를 찍겠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김치가 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이유다. 지난해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 폐의학과에서 발표한 연구가 계기가 됐다. 장 부스케 명예교수 연구팀과 세계김치연구소는 공동연구 결과 김치의 재료인 배추‧고추‧마늘 등에 함유된 각종 영양 성분이 인체 내 항산화 시스템을 조절해 코로나19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 [사진 CJ제일제당]

할리우드 스타들 "김치 즐겨 먹는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김치 사랑도 한몫 거들었다. 기네스 팰트로는 지난해 본인이 창간한 잡지인 굽 홈페이지에 “(코로나19) 회복을 위해 저탄수화물 고지방과 채식 위주 식단, 무설탕 콤부차, 김치를 많이 먹는다”며 “깊이 조사해본 결과 마침내 내 몸은 다시 에너지를 얻었다”고 게재했다.

메간 폭스, 휴 잭맨, 클로이 모레츠 등도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뷰에 “김치를 즐겨 먹는다”고 밝혔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현지화 전략, 철저한 생산‧유통 관리 등으로 김치에 대한 관심이 한국 전통 음식 전체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