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정원 메인서버 교체해 증거인멸하나”… 국정원 “오해 없도록 새 정부 출범후 교체”

野 “국정원 메인서버 교체해 증거인멸하나”… 국정원 “오해 없도록 새 정부 출범후 교체”

野 “적폐 청산 이름으로 진행한 국내 정치공작 기록들 인멸 위험”
국정원 “교체 연한 다 된 서버… 자료 인멸은 있을 수 없는 일”

국민의힘은 14일 국가정보원이 새 정부 출범 전에 ‘메인 서버’를 교체해 국내 정치 공작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정원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국정원은 일부 교체 연한이 다가오는 서버 교체를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정보원 청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이 50억원을 들여 메인 서버를 교체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메인 서버는 국정원의 모든 활동이 저장되는 곳인데, 국정원이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여러 분야에서 공작(工作)적인 숙청을 진행했던 기록들이 인멸의 위험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기록은 국정원장도 대통령도 삭제할 권한이 없다”며 “메인 서버 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도 “국정원장이라도 서버에 저장된 정보는 함부로 삭제, 폐기해서는 안 되는 국민의 자산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서버 교체 명목으로 이관하면서 만약 자료를 일부 삭제하거나 폐기한다면 반드시 국민께서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국정원이 현 정권에서 진행한 ‘적폐 청산’ 관련 부적절한 자료를 정권이 바뀌기 전에 은폐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자 국정원은 보도 자료를 내고 “올해 메인 서버를 교체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국정원은 일부 교체하려는 서버는 “행정기관 전자문서 유통 및 홈페이지 운영 등과 관련된 서버였다”고 했다. 국정원 내부 자료가 담긴 메인 서버가 아니라 다른 정부기관과 문서를 주고받기 위해 연결된 통신망 서버, 인터넷에 연결된 국정원 홈페이지 서버 등을 교체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또 “서버 교체·확충 시에는 기존 서버 자료는 모두 신규 서버로 이관하고, 기존 서버는 일정 기간 별도 보관하고 있다”며 “사실무근인 메인 서버 교체를 근거로 한 국정원 자료 인멸 우려 주장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존재하지도 않는 ‘메인 서버’라는 이름을 붙여 엄청난 국정원 정보가 사라지는 양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통화에서 “국정원 관계자가 ‘교체 연한(7년)이 다가오는 일부 서버를 교체하는 계약을 했으나 아직 교체를 하지는 않았고,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새 정부 출범 이후에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경필 기자 p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