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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文 전 대통령에 '서면조사' 통보..이재명 반발 "유신 공포정치 연상"

레이찰스 2022. 10. 3. 05:31

감사원, 文 전 대통령에 '서면조사' 통보..이재명 반발 "유신 공포정치 연상"

권준영

"온갖 국가 사정 기관이 충성경쟁 하듯 전직 대통령 공격에 나서고 있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정치보복에 쏟아 붓는 사이 민생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권력남용 끝엔 언제나 냉혹한 국민의 심판이 기다렸던 역사를 기억하길"

 
문재인 전 대통령(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당 제공,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민주당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추진한 것과 관련,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원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를 통보했다는 믿기 힘든 보도를 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온갖 국가 사정 기관이 충성경쟁 하듯 전 정부와 전직 대통령 공격에 나서고 있다"면서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정치보복에 쏟아 붓는 사이 민생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권력 남용 끝에는 언제나 냉혹한 국민의 심판이 기다렸던 역사를 기억하기 바란다"고 씁쓸한 심경을 내비쳤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인수위부터 시작한 검찰과 감사원을 앞세운 정치보복의 타깃이 문재인 전 대통령임이 명확해졌다"며 "국민이 진정 촛불을 들길 원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건이다. 그런데도 퇴임한 대통령을 욕보이기 위해 감사원을 앞세운 정치보복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을 향한 윤석열 정권의 정치보복에 대해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말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에게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서면 조사에 응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이 감사 중인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메일을 반송 처리했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감사원의 모든 노력을 존중한다"며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월북으로 몰아 명예 살인까지 자행된 사건"이라고 밝혔다.

양 수석대변인은 "서해 공무원 관련 정보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6시간 동안 우리 국민을 살리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문제와 월북으로 규정한 과정 등의 책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의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속한 '초금회'는 감사원 조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