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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 후폭풍, 野 벼르고 있다…與 '10대 법안' 상정도 힘들 듯

레이찰스 2022. 9. 27. 10:45

순방 후폭풍, 野 벼르고 있다…與 '10대 법안' 상정도 힘들 듯

중앙일보

소병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26일 국민의힘은 상임위 차원의 양곡관리법 방어에 안간힘을 썼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려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주장으로 맞섰다. 전날 정부·여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쌀 45만t을 시장 격리한다. 내년부터 전략작물직불제를 신규 도입·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적 우세를 앞세운 민주당에 맞서 상황을 반전시키기에 힘이 달렸다. 국민의힘 농해수위원들 사이에선 “여소야대 장벽이 높다”는 탄식이 나왔다.

하지만 양곡관리법은 시작에 불과하다. 집권 후 첫 정기국회를 맞은 국민의힘 앞에 ‘상임위별 총체적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전날 발표한 ‘약자·민생·미래를 위한 정기국회 최우선 10대 법안’ 대부분이 아직 소관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양곡관리법 경우처럼 이재명표 ‘7대 법안’을 제시한 민주당이 전광석화로 법안을 단독 상정·처리하려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특히 민주당 소속 의원이 상임위원장인 보건복지위·국토교통위·교육위가 이번 정기국회 입법전에서 '여당의 무덤'으로 지목된다. 일례로 국민의힘 10대 법안 중 정부가 내년 1월 1일 ‘부모급여’ 도입을 공언한 데 따른 아동수당법은 복지위에서 상정·의결해야 한다. 여론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보육 관련 부문에선 특히 야당 측 협조가 필수인데, 이날까지 상임위 차원의 내용 논의가 사실상 전무했다.

민주당 소속 복지위원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 청문회가 내일인데 무슨 구체적 법안 내용을 논의하겠나”라며 “아동수당법이 급하면 여당이 먼저 들고 올 텐데, 아직 그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기공공임대주택법·신도시특별법 등 표심에 미칠 영향이 큰 부동산 관련 법안을 다룰 국토위도,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논의할 교육위 분위기도 비슷하다. 특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의 경우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초정파적 추진”을 당부했는데, 민주당 정책위는 이날 “교육계도 반대하는 사안”이라며 이를 ‘쟁점 법안’으로 분류했다. '쟁점 법안'으로의 분류는 협조가 쉽지 않다는 뜻으로 통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2.09.26

또 정무위·환노위 등에서도 국민의힘이 ‘식물 여당’ 신세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무위에선 가계부채 3법(금리폭리방지법·불법사채금지법·신속회생추진법)을, 환노위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합법)을 처리하겠다고 민주당이 벼르고 있어서다. 모두 여야 간 이견이 큰 법안들이다.

이런 가운데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스토킹 범죄 처벌법이라든지 보이스피싱 방지 처벌법 이런 건들은 우리가 중점 법안으로 정했지만 민주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고, 찬성할 수 있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 소관 법안들을 내세운 것인데, 주 위원장은 나머지 법안들에 대해서도 “(여야 간) 최대한 공통분모를 찾아서 서로 정리하고, 의견 일치에 접근되지 않는 부분은 시간을 갖고 논의하는 과정을 밟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슷한 시각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화폐 정책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폐지하려는 정부를 원내에서 확실히 막아주길 바란다”며 정부·여당 측 예산안 결사 저지를 거듭 당부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의를 담당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민주당 소속 우원식 위원장이 버티고 있다.

26일 경기도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박홍근 원내대표와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2.09.26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